차용일 대전마약퇴치운동본부장이 세계마약퇴치의날을 앞두고 마약중독 유혹을 거절하자는 뜻을 전해왔다. |
-대전시마약퇴치운동본부가 보는 우리 지역 중독문제 특성은 무엇인가?
▲대전지역에서 청소년 관련 중독 상담 의뢰는 아직 없지만, 최근 저희를 찾아와 상담하는 중독 경험자들의 연령대를 보면 20대가 많이 늘었다. 대전마약퇴치운동본부는 검찰청 의뢰를 받아 마약으로 적발된 이들 중 교육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기소유예하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교육'을 2022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올해 교육조건부 기소유예교육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 중 90%는 20~30대 젊은 이들이다. 경기와 서울에서는 의료용 펜타닐의 문제가 많다고 하는데 다행히 대전지역에서는 펜타닐로 인한 중독 상담은 접수되지 않았다. 다만, 프로포폴, 수면제(졸피뎀) 등 의료용 마약으로 인한 중독 상담 사례는 늘어나는 추세다. 의료용 마약이 중독으로 악용되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독 위험성을 알리지 전에 마약이 확산하는 추세인데, 예방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나?
▲'학교보건법' 및 '학교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에서는 마약을 포함해 학교에서 매년 10시간씩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외부 전문 강사 및 마약 예방교육 연수를 받은 보건·담임 교사 등을 활용해 마약의 종류 및 폐해, 법적 처벌기준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마약에 대한 유해한 정보를 청소년들이 쉽게 접하는 상황에서 교내 예방교육이 오히려 마약을 확산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현재 대전시 예산으로 초·중·고교에서 연 60건 정도 교육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반 의약품 오남용 교육에서도 마약중독을 주제로 교육해달라는 요청이 접수되고 있다. 학생들에 대한 예방교육 만큼은 대전교육청이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차용일 대전시마약퇴치운동본부장이 마약중독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노엑시트 캠페인에 동참했다. (사진=대전마퇴본부 제공) |
▲작년 한 해 전화, 온라인, 서신 내방상담이 86건이었는데, 올 상반기 벌써 60건이다. 상담을 오는 대부분은 법적인 처벌을 앞두고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사법부에 입증할 방법으로 양형자료 위한 상담이지만, 스스로 중독을 치료하고 회복하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도 있다. 이들에게는 단약과 회복을 위한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마약 중독행위로 처벌과 반성의 과정으로 저희 본부에서 교육과 상담에 꾸준한 참가한 의뢰인 중에 한 분이 다른 이들의 중독치료와 상담에 사용해달라며 100만 원을 기부해주셨다. 중독에서 벗어나려 정신과병원과 전문상담센터 여러 곳을 전전했는데, 마약퇴치운동본부 상담과 교육이 마약을 끊는데 가장 큰 힘이 되었다며 무료로 진행되는 상담을 완료하신 뒤 기부금을 기탁한 것이다.
-마약중독자를 치료하고 재사회화는 정책적 노력은 부족해 보이는데, 제언의 말씀은?
▲단순 투약자들에게는 치료 및 재활에 집중해야 한다. 교도소에 가게 되면 중독자가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온다고 한다. 오히려 단순 투약자가 판매상으로 될 수도 있으니 처벌보다는 교육과 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행히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서울과 부산에 이어 7월 대전 동구에 중독재활센터를 설치해 중독회복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마약류 사범에 대한 재활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료보호 기능 및 역량 강화를 위한 마약 중독 치료. 재활 전문가 양성 및 전문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 대한 지원도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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