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一star講師)는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 따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사를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입 수능 문제가 얼마나 어려웠으면 일타강사가 속출하였으며 또한 자그마치 1년에 100억 이상이나 버는 현상까지 빚어진 것일까.
이것 하나만을 보더라도 우리나라 교육에 커다란 맹점이 있(었)음을 쉬이 발견하게 된다. 상식이겠지만 학생이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수능을 칠 수 있게 하라는 것은 모든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날이 갈수록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안 보인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내재하고 있다.
과거의 통속적 출산 개념은 '아이는 낳으면 알아서 자란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마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아이를 낳는 순간 육아와 교육이라는 이중의 올무가 부모에게 던져진다.
그 올무는 안 받을 수도, 벗어나려고 해도 벗겨낼 수 없는 어떤 운명의 사슬로 작용한다. 물론 부모의 재력과 자녀에 대한 교육적 투자가 가능하고 넉넉하다면 걱정할 게 없다.
그런 부류는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아이를 벌써부터 의대반으로 보내는 용의주도(?)함까지 보이고 있으니까. 문제는 중산층 이하와 서민이다.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는 물가고만으로도 허리가 휠 지경인데 여기에 설상가상 가파른 학원비, 즉 사교육비의 부담과 가중은 출산율 저하를 더욱 부추기는 기저로 작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이 0명대인 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더욱 문제는 이 화급한 문제를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수능 '킬러 문항' 배제 지시가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이를 비판한 이른바 일타강사의 경거망동은 오늘날 사교육 시장이 얼마나 비정상이며 또한 터지기 일보 직전의 풍선인 양 팽창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그들의 일부는 연 수입이 200억 원대 이상이며 국내 최고가 아파트를 자랑하고, 억대 시계까지 차고 수업하는 모습들을 거리낌 없이 과시하는 등 도를 넘는 사치 행각이라는 점이다.
이런 모습에서 학생들은 과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세계의 교육 선진국은 대입 시험에서 대부분 사고력과 창의성을 평가할 수 있는 서술형 문제를 낸다고 한다. 학교에서 충실하게 배운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능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여건과 토양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대입 관련 시험이 객관식 상대평가(相對評價)이며 '킬러 문항'으로 일관한다면 학생과 학부모의 사교육 쏠림 현상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 일타강사의 정부 교육정책 비웃음과 오만무례(傲慢無禮)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게 틀림없다. 오만무례는 복고여산(腹高如山), 배가 산처럼 높다는 뜻으로, 부자의 거만스러운 모습을 이르는 말)과 동격이다.
모 일타강사의 비판은 지금처럼 '킬러 문항'이 존속되어야 자신들의 수입에 변동이 없을 거라는 주장을 은연중에 드러낸 후안무치한, 그러나 계획된 망발(妄發)이었다고 보였다.
홍경석/ 작가, <두 번은 아파 봐야 인생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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