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교육부 세종청사에서 '2023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
글로컬대학은 대학 단독 또는 공동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순천향대는 단독으로, 충북대는 한국교통대와 공동으로 신청했다.
국립대인 충북대와 한국교통대는 통합을 통한 혁신 동력을 극대화할 비전으로 지자체·산업체·연구기관과 함께하는 생태계 조성을 제시했다. 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미래모빌리티 4대 분야 인재를 연간 1000명 양성하고 지·산·학·연 연계 취·창업체제를 구축해 지역 정주 졸업생을 4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QS세계대학 100위권 진입과 학문 분야별 순위 50위권 진입도 목표했다.
사립대인 순천향대는 학생들의 메가(MEGA) 선택권이 구현되는 통섭형 대학을 비전으로, 학생이 교육기간·패턴·전공 등을 스스로 설계하는 맞춤형 대학 시스템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학제 구조와 교육조직·입학전형, 교육과정·교원체계, 교육방법·교육환경 대변혁을 추진해 기존 학과·단과대학을 허물고 새 교육조직 단위인 유니버시티(소전공)로 혁신적 전환 등을 꾀하는 내용이다.
순천향대는 이날 충남 유일 예비지정 결과에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학부총장은 "충남도와 아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성공적인 지·산·학 협력 체계를 구축해 최종 평가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대전지역 대학들은 단 한 곳도 예비지정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글로컬대학의 한 전략으로 대학 간 통합에 앞장선 충남대·한밭대는 공동으로 기획서를 제출했지만 예비지정에는 고배를 마셨다. '담대한 혁신으로 경계를 넘는 글로컬 대학, 지역을 책임지는 통합대학'을 비전으로 한 두 대학은 통합을 전제로 한 대학 혁신을 내세웠다. 그러나 예비지정까지 이어지지 못하면서 사업 탈락 원인에 대한 이유를 분석 중이다. 현재까지 전해진 바로는 통합에 대한 의지 부분에서 두 대학이 다른 입장을 보였던 상황이 주요 원인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우리 대학은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글로컬대학30 사업 예비지정에서 고배를 마셨다"며 "예비지정 결과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고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대전에선 목원대와 배재대의 두 사립대 간 통합도 추진돼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역시 예비지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두 대학은 공동추진위 발족을 통한 협력 수준을 넘어 사립대 간 통합을 통해 혁신을 꾀했지만 결과는 녹록지 않았다.
이날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은 통합을 전제로 한 사립대의 탈락 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 "통합이라는 것이 물리적인 통합은 쉽게 이룰 수 있지 않냐"며 "물리적 통합을 통해 유기적인 연계가 돼야 하는데 심사위원들이 유기적인 연계 부분, 혁신성 면에서 모양만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못 받은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두 대학 내부에선 "혁신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다 통합을 선택한 것"이라며 평가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시대적 한계에 부딪힌 대학들은 정부의 이번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특정 지역에 편중된 선정 결과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계획에는 지역 안배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계획이 수립돼 안내됐다"며 "차년도 계획 수립 과정에서 대학들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결정될 부분일 것 같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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