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병진 FISU 집행위원이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성공 개최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국무총리실과 국무조정실이 개입해 대한체육회의 체면을 직접 세워주면서다. 대한체육회의 강경한 입장도 다소 누그러진 만큼 개최 파행 가능성은 우선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관계기관 사이 역할과 주도권에 대한 논쟁은 여전해 향후 신경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도일보 6월 20일 2면 보도>
대한체육회는 20일 서울올림픽파크텔 2층 서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계U대회와 관련한 새로운 중재안과 앞으로의 대회 추진 계획 등을 밝혔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하계U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정부가 직접 선임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하계U대회 개최를 준비하려면 시설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각종 사안을 조율하려면 전문가 집단이 조직위에 합류해야 하며 정부 추천 인사가 임무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계U대회 조직위 상근 부위원장이 사무총장까지 함께 겸하는 1인 체제를 단호하게 주창했던 대한체육회가 갑자기 한발 물러선 이유는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이 직접 나서 대한체육회의 기능과 향후 도맡을 역할에 대한 존중을 표했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은 전날 문체부 장관에게 대한체육회, 4개 시·도와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약속한 협약서 원칙을 준수해 조속히 조직위를 구성하라는 공문을 전달했다.
이기흥 회장은 "국무조정실장님이 문체부 장관님에게 공문을 전달했다. 이 자체를 체육인들을 신뢰하고 대한체육회의 실체를 인정한 일로 생각한다.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문체부와 충청권 4개 시·도의 의견을 수용할 생각이며 전국 시·도체육회, 지도자들을 만나 U대회 성공 완수를 위한 체육인 결의와 함께 대통령실, 총리실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무조정실에서 대한체육회의 체면을 직접 살려주면서 치열했던 대립 양상의 기류도 일부 완화될 전망이지만, 역할론에 대한 신경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한체육회가 대회 개최 준비 문제 해결의 시급함을 강조하며 조직위 내 인력 파견의 당위성을 피력하면서다.
이기흥 회장은 "물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예산 증액이 불가피하고 시설 완공에 대한 현안도 산적하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FISU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협력담당관과 경기본부 인원을 조직위에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곧 출범할 조직위에 인력을 파견해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하겠단 뜻인데, 국무조정실에서 개입한 만큼 문체부와 충청권 4개 시·도에서도 이를 일부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일로 체면을 단단히 구기게 된 관계기관들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 게 현실이다. 향후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체육계 인사는 "다행히 대회 파행까진 막아낸 모습이지만 아직 수많은 과제가 산적하다"며 "대회 준비 단계에서부터 이렇게 잡음이 많은데 앞으로 현안 해결 과정에선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FISU에서도 20일 충청권 4개 시·도와 체육회에 조직위 구성을 독촉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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