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지난 1일 제3차 임원추천위원회의를 거쳐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5명의 후보를 추천한 상태다.
차기 사장 후보는 현재 한문희 전 부산교통공사 사장, 고준영 코레일 사장직무대행, 양대권 전 코레일네트웍스 사장, 이창운 전 한국교통연구원 원장, 정예성 미래철도연구원 원장 등 5명으로 알려졌다. 이중 3명은 코레일 출신이다.
사장 선임이 이달 중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레일은 신임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의 평가 결과가 최근 한 블로그에 통째로 유출돼 국토교통부의 감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나희승 전 사장은 해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만약 나 전 사장이 승소할 경우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때처럼 '한 지붕 두 사장' 체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장 선임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코레일은 위기 상황이다. 지난해 잇따른 철도 사고로 안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경의선 선로 단전 사고로 인해 40여 편의 열차 지연에,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까지 잇따른 사고로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쳤다. 윤석열 정부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서도 공기업 중 유일하게 '아주 미흡'(최하)등급을 받으면서 2년 연속 최하 등급을 받았다. 철도노조는 국토부의 철도 쪼개기 민영화 추진과 SRT 운영사 SR의 부당 특혜를 규탄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코레일은 "불합리한 쟁의 행위로 국민 불편 초래 시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코레일 사장 자리가 현재 공석인 것을 감안하면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철도업계에서는 코레일 조직에 대해 잘 아는 인사가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신임 공공기관 수장에 윤석열 캠프 출신들이 잇따라 임명되고 있다.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경영·관리를 맡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낙하산 인사에 대한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각이 존재한다. 전문성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지역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빠르면 이달 안으로 사장을 임명할 계획이었지만, 임추위 결과 유출로 부담감이 생겼다"면서 "코레일 조직에 대해 잘 알아 혁신에 나설 수 있는 인사가 사장에 선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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