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학교도서관은 침묵에 잠긴 정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예상보다 매우 동적인 공간이다. 활기 넘치는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이 활동과 경험 중심의 독서교육을 통해 창의성과 바른 인성을 함양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에 대전태평중학교(교장 한정애) 학교도서관인 '태평꿈터'는 올해 다양한 독서프로그램 및 도서관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생·동·감(생각·동기·감사)'으로 가득찬 도서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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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태평중은 학생들이 책과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도록 작가와의 만남을 기획했다. 사진은 사전 활동인 월드카페 토론 모습. |
▲생각을 품게 하는 도서관=작가와의 만남은 책과의 소통을 더 깊은 단계로 이끌어준다. 또한,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해 대전태평중은 청소년 소설 '클로버' 작가와의 만남을 기획했다. 교내 방송 및 게시물을 통해 프로그램 참여 희망자 40명을 선정했으며, 참여자를 대상으로 사전활동을 진행한 뒤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다.
'클로버'사전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질문 만들기 활동과 월드 카페 토론 활동을 통해 책에 대한 이해도와 창의성을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질문 만들기 활동에서 학생들은 작가에게 궁금한 점 등 질문거리를 떠올리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고, 담당 교사는 작가와의 만남 질의 응답시간에 이 질문지를 활용할 수 있었다. 또 월드 카페 토론 활동에서는 학생 6~7명으로 구성된 모둠별로 대표 질문 1개씩 정해 모둠원들이 돌아다니며 각 모둠 대표 질문에 대한 답을 자유롭게 작성하는 방식이었다. 마지막에는 모둠장이 답변들을 정리, 발표해 책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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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태평중은 청소년 소설 '클로버'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진행, 책 속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며 창의성을 키우는 시간을 가졌다. |
작가와의 만남 당일에 학생들은 나혜림 작가의 '만약에 가득한 세상에서 선택의 가치'라는 강연을 들으며, 삶의 방향과 가치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사고를 확장할 수 있었다. 이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작가를 통해 책 속에 숨어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돼 좋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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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태평중 학생들이 4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학교도서관에서 열린 '라탄 책갈피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동기를 유발하는 도서관=지난 4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이 독서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책에 대한 흥미를 돋우는 행사를 진행했다. 작품 이름 찾기, 폐기도서전, 라탄 책갈피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고전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도서관에 숨어 있던 양서를 계속 지니며 읽고, 본인이 쓸 책갈피를 직접 만들어보며 즐거움과 함께 책을 읽을 용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그리고 도서부 학생들이 직접 출제한 퀴즈로 대결해보는 '도서부를 이겨라!' 프로그램으로 도서관에 방문하는 학생들이 도서관, 책 등과 관련한 지식을 친구들과의 게임을 통해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학생 주도적 독서 프로그램 운영으로 학생들이 학교도서관에 대한 주인의식과 함께 독서 의욕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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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태평중 '오베라는 남자' 북토크 활동 모습. |
또한, 자율동아리 학생들과 '책, 영화와 함께 읽기'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방과후 '오베라는 남자'라는 책 일부를 읽고 '오베'라는 작품 속 인물이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하고, 자신과 그 캐릭터의 성격의 흡사한 정도를 모둠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책의 배경과 등장인물, 주요 사건에 대해 가볍게 짚고 넘어가는 북토크를 실시했다. 이후 해당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 '오토라는 남자'를 인근의 영화관에서 함께 관람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학생은 "영화와는 어떠한 다른 매력이 있을지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어 보았다"면서 "영화를 통해 두꺼운 책을 읽어보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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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태평중 '함께 BOOK에 취하다' 독서행사 모습. |
▲감사 표현으로 충만한 도서관=대전태평중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인성과 독서교육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함께 BOOK에 취하다'라는 독서 행사를 기획했다. '감사합니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선생님'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방향으로 잡았다.
첫째 '감사합니다, 부모님'은 어버이날을 기념한 감사 엽서 쓰기 활동이다. 도서관에서 준비한 엽서에 단편 소설 '칼자국'을 읽고 일부를 엽서 앞면에 필사한 후, 뒷면에 부모님께 감사의 편지를 쓰도록 했다. 학생들은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소설의 일부를 읽고, 그대로 옮겨보며 책에 대한 정보도 얻음과 동시에 읽고 난 후의 감동으로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을 두드려 꺼낼 수 있었다. 둘째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스승의 날에 진행한 학생과 교사가 모두 참여한 교육 활동이다. 학생들이 도서관에 방문해 카네이션을 한 송이씩 들고 선택한 선생님께로 가서 감사의 인사와 함께 꽃을 드린 뒤, 독서와 관련된 간단한 미션을 받고 도서관에 돌아와 정답을 외치면 활동이 종료된다. 미션의 내용은 독서 다짐, 인상 깊은 책 말하기 등 간단하게 구성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좋아하는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리기에는 부끄러웠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서 기뻤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들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러운 인성교육과 함께, 교사-학생, 부모-자녀간에 보다 좋은 관계를 형성토록 하는 기회가 됐다.
한정애 교장은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독서와 관련해 다양하게 경험하게 함으로써, 지혜의 숲인 책과 함께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문을 열어주는 학교도서관이 되길 바란다"면서 "학생 중심 체험형 독서 프로그램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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