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현 교수 |
충청권 4개 시·도가 모처럼 모여 추진하는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메가 스포츠 이벤트의 개최 비용 부담이 문제가 되면서 도시별 스포츠 인프라를 공유하는 분산 개최가 선호되고 있어 이번 대회의 성공은 향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유치의 청신호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 세계대학경기대회를 개최한 도시는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가 있으며, 아시안게임은 1988년 서울아시안게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있었고, 1988년엔 서울올림픽이, 2002년엔 한일월드컵이 개최됐었다.
충청권은 메가시티 청사진과 교육·문화, IT·기술, 환경 보전, 지속가능성, 저비용·고효율 대회 개최의 강점이 있다. 이번 대회를 잘 개최하면 총 3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 효과와 1만 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대회 개최를 위한 경기장 건설 비용 등에 4개 시·도에 4천억 원에 이르는 국비가 지원될 것으로 예상하며, 국제스포츠대회를 개최하는 충청인의 사기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라고 항상 얘기하는 충청도의 스포츠시설은 국제스포츠대회를 개최하지 못하다 보니 매우 낙후돼 있다. 이것이 왜 중요하냐 하면 충청도를 제외한 거의 모든 광역도시가 국제스포츠대회를 유치하면서 정부 지원을 대대적으로 이끌어 냈고 이를 통해 지역의 국제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하며 지역의 문화체육 관광시설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강원도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유치와 관련, 권성동(한나라당·강원 강릉) 의원은 여야의원 40여 명과 공동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대회 준비를 위해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지원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특별법의 제정으로 강원도에는 공항과 철도, 고속도로가 새로 건설되고 문화와 체육, 숙박, 상가 시설 등의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여 도내 수많은 관광 인프라가 개선됐으며 대회 기간 이후에도 올림픽 개최지가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특구 지정을 국무총리에게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필자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 국무총리실에서 평창올림픽의 성공과 성과 확산을 위한 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성공적이었다는 평창올림픽은 절대 성공한 올림픽이 아니다. 남북단일팀과 평화의 프레임을 곁들이고 특별법을 제정해 13조 원을 쏟아붓고 625억 원이 흑자라고 발표하는 어이없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당시 조직위원장은 총회에서 "IOC와 정부의 지원, 적극적인 기부, 후원사 유치 및 지출 효율화를 통해 균형재정을 넘어 현재까지 최소 5500만 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달성한 경제올림픽을 실현했다"면서 "적자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강조했다. 참으로 우스운 말이다.
625억 원의 이례적 흑자를 기록했다는 평창올림픽의 성과 뒤에는 아직도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들의 법적 분쟁이 5년째 이어지고 있고 수많은 노동자가 임금을 못 받아 아우성을 쳤었다.
결과적으로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회는 강원도와 평창군민이 승리했다. 국비 13조가 강원도 평창군에 쏟아졌다. 군 단위인 평창군이 13조 원을 유치했는데 광역단체 4개 시·도인 대전, 세종, 충남, 충북은 4천억 원도 버거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체육예산은 국비 지원이 거의 없고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충당된다.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국가의 모든 체육예산을 지원하며 국제스포츠 행사도 여기에서 지원한다. 그런데 2038년 대구 광주 아시안게임이 유치된다고 하더라도 향후 15년 안에는 이번 대회 말고 국제스포츠대회를 유치한 바가 없다. 국민체육진흥기금에 여유가 발생한 것이다.
평창이 이룬 성과를 충청의 정치인들이 잘 살펴보길 기대한다. 아직도 팔짱만 끼고 있는 분이 있어 보인다. 모처럼 합심한 충청권 연합 체제를 이간질하고 탓을 하는 위선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서로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겪은 큰 경험을 토대로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충청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충청인에게 이번 생에 더 이상의 큰 기회는 절대 없다. 충청권의 사활이 걸린 이 문제 해결에 충청의 모든 정치인이 매달려야 한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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