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가의 집 전경 |
위상을 높이고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인데, 그동안 말 많고 탈 많던 대전문화재단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문화예술계는 오랜 내부 갈등을 털어버리고 대전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능력 있고 책임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취재결과, 대전문화재단(대표 백춘희)은 6월 16일 제2차 임시 이사회를 열고 대전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자치단체장이 맡는다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이사회 안건은 대전시와 협의 후 논의됐으며 대전시장 승인 후 정관을 변경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적돼왔던 대전문화재단 위상 문제는 해소됐다. 현재 대전과 달리 전국 시·도 대부분의 광역문화재단 이사장직은 '자치단체장'이 겸직하고 있거나, 외부에서 민간 전문가를 들여와 이사장으로 임명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도 설립 초기 대전시장이 이사장을 맡았지만, 2015년 정관이 변경돼 정무부시장이 맡게 됐고 2018년에 다시 정관이 개정돼 현재까지 행정부시장이 이사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하지만 타 지자체와 달리 전적인 권한이 없는 부단체장이 문화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보니 형식적인 업무 수행에 그칠 수밖에 없었고 문화예술 분야 국가 공모사업 신청 시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이번 정관개정은 수년째 이어진 재단 내 조직 갈등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대전문화재단이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전시가 재단 기능 축소까지 검토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백춘희 신임 대표이사 취임 시기에 기능 축소 논의는 맞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에 시는 조직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사장직을 대전시장이 맡는 것 역시 갈등 봉합에 시장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도 비쳐지는데, 대전시가 내년도 문화예술 예산과 지원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대전문화재단의 역할이 중요해진 시점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백춘희 대전문화재단 대표도 취임 후 쇄신 의지를 밝히며 재단의 역할을 위한 외연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백 대표는 취임 후 가장 먼저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융복합 시대에 발맞춰 자문위원회와 이사회 역시 문화예술 분야뿐 아니라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도 구성하며 협력사업도 발굴할 계획이다.
대전문화재단 관계자는 "외부 재원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정관 개정으로 국가 공모 사업 시 재단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며 "과학기술과 예술의 융합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을 모셔서 내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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