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각 대학별로 단독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대학 내부 관계자도 모르게 극비에 공동신청이 진행됐으며, 양 대학 총장의 강한 의지와 감리교 계열의 특수성 등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 대학이 하나의 혁신기획서를 제출했다는 것은 완전통합을 전제했다는 의미로, 정부가 요구하는 '담대한 혁신', '대학간 벽 허물기' 등에 정확히 부합돼 글로컬대학30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이 사업에 신청한 전국 비수도권 대학 108곳 가운데, 4년제 사립대가 공동신청한 것은 전국에서 목원대와 배재대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희학 목원대 총장<사진 왼쪽>과 김욱 배재대 총장이 5월 22일 배재대에서 '글로컬대학 30 추진 선포 및 대학 통합교육 추진을 위한 글로컬대학 공동추진위원회 발족식'에서 협약서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목원대 제공 |
먼저 혁신캠퍼스에는 대학 공통학과, 교양 대학, 평생 교육대학이 들어선다. 227개와 187개에 달하는 배재대와 목원대의 교양과목을 300개로 통합 운영하고 건축대학 통합을 시작으로 전공 교육 통합에 박차를 가한다. 해외 유학생이 머무는 글로벌 캠퍼스에는 공동 한국어교육원, 유학생 취업 지원센터 등을 구축하고, 첨단전략산업 캠퍼스에는 문화콘텐츠산업과 함께 나노 반도체, 바이오헬스, 국방 등 대전시 전략산업을 연계한 산학 일체형 전공 교과가 신설된다.
특히 양 대학은 3개 캠퍼스 운영 개입을 최소화하되 의사결정기구의 50% 이상을 지자체와 산업계에 배정하고 지역 기여도 외부 평가기구를 운영키로 했다.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이틀간 통합 설명회도 연다. 우선 20일 목원대에서 양 대학 총장이 함께 강단에 올라 대학 학생·교수·교직원에게 통합 필요성과 절차 및 세부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며, 이튿날인 21일 배재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통합설명회를 갖는다.
양 대학이 계획대로 완전통합이 된다면 명실상부 중부권 최대규모의 사립대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학생정원수는 목원대 7400명, 배재대는 8200명 가량이다. 양 대학이 통합될 경우 1만6000명에 달해, 현재 대전지역의 최대 사학인 한남대 1만800여 명보다 5000여 명 많다. 물론, 정부 지침에 따라 학생정원 수 일부 조정은 불가피하더라도 '매머드'급인 것은 분명하다. 학과 역시 인문대, 사회과학대, 공대, 음대, 미대, 신학대 등을 갖추게 된다.
양 대학 관계자는 "대학 지휘부를 중심으로 내부 관계자도 모르게 극비 속에 (공동신청이) 진행됐다"면서 "학내 구성원 간 공감대도 일정 부분 형성됐고, 글로컬대학30 공모 결과와 관계없이 완전통합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컬대학30에 선정된 대학은 연간 200억원씩 5년간 총 1000억원을 지원받게 되며 이는 단일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교육부는 이르면 6월 중순, 늦어도 6월 말까지 15개 대학을 예비지정한 뒤, 9월 중 최종적으로 10개 대학을 본 지정할 계획이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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