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윤경준 |
국내 해양수산 분야에서 근로하고 있는 종사자는 106만 명으로 많은 국민이 해양수산의 여러 분야에서 일하며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중 에서도 해양산업 분야의 중추 인력인 해기인력(선원)은 우리나라 선박이 계속 증가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내국인 선원들은 감소하고 외국인 선원만 증가하면서 결과적으로 해양산업 분야의 국내 해기인력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게 업계에서 바라보는 현실이다.
내국인 선원들은 크게 상선의 외항상선과 내항상선 그리고 어선의 원양어선과 연근해선에 승선하며 우리나라의 무역과 외화벌이 그리고 국민 식량 조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최근 그 매력이 떨어지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도 상선대는 10년간 1만4000척이 증가해 매년 1만4000명의 신규해기사가 필요하지만, 해기사 양성 인원은 답보상태로 있어 국내외적으로 심각한 해기사(선원)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입 화물의 99.8%가 선박을 통해 운송되고 있어 상선의 선원 양성 정책은 그 중요성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선도 역시 마찬가지로 수산자원의 보호와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자국인 선원의 양성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해기인력 부족 현상은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며 선원직의 매력도 저하와 직결된다. 선원의 급여, 근무시간, 선내 근무여건, 근무강도 등 다른 직종과 비교하여 인기가 많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선원의 급여는 육상과 비교하여 월 100만 원 정도 높게 책정되어 있지만 사실 적어도 6개월에서 길게 1년까지 가족과 떨어져 근무해야 하는 여건을 볼 때 워라벨을 중시하는 현시대에 비추어 큰 매력은 없어 보인다. 휴가제도 역시 해외선사는 3개월 승선 후 3개월 휴가제도가 많지만 국내선사는 8개월을 승선해야 4개월의 휴가를 부여하는 등의 제도가 일반적이라 승선을 꺼려하고 있다. 기본적인 두 가지 예만 가지고도 선원이라는 직업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은 분명할 것이다.
해양수산부에서도 오랜 기간 선원 양성정책을 펼쳐오고 있으나 급여체계와 휴가제도, 그리고 선내 근무여건 개선 등의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제 더 이상 승선을 위해 해양대학과 수산대학 그리고 해사고와 수산고에 입학하는 인력을 찾아보기가 힘들어 질지도 모른다.
선원이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자국의 선원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해상운송은 멈추고 물류가 마비되어 일상생활은 불가능해진다. 국민 생활의 필수요소인 물류의 기능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상운송의 정상적인 수행을 위해서 재해, 전쟁 등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국가와 자국민을 위해 항해를 지속할 수 있는 국내 선원들의 양성은 계속되어야 한다.
정부에서 국내 선원의 전통과 장기적인 인력의 확충을 위해 선원(해기사)을 전문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또한, 산업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의 일차적 책임과 더불어 기업들의 역할분담 책임도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우리나라 선원들이 근로실태와 여건을 자세히 조사하여 어려움이 없는지 살펴주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해운과 수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혁신적인 정책을 개발하여 이러한 정책들이 선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선원이 없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윤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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