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태극기를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사진=대전하나시티즌 제공) |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하나시티즌의 공격축구엔 티아고와 레안드로, 마사, 안톤 등 팀 내 용병 선수들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부진에 빠진 외국인 용병 선수들을 방출한 한화이글스는 대타로 영입한 산체스가 승리 요정으로 거듭나면서 신규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다만 두 팀 모두 외국인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남은 경기 일정에 따라 언제든지 팀 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전 대표 프로스포츠 구단인 하나시티즌과 한화이글스가 외인 자원의 활용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향후 시즌 중반 치열한 순위권 다툼에서 승리해 상위권으로의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편집자주>
(사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팬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전하나시티즌 제공) |
이번 시즌 대전하나시티즌의 승리엔 팀 내외인 자원들의 활약이 눈에 띄게 빛나고 있다. 특히 공격수 티아고와 레안드로, 미드필더 마사, 수비 안톤 등은 K리그1 리그 개막과 함께 대전 공격축구의 핵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팀이 연패 또는 승패를 반복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외국인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침체된 팀의 분위기를 뒤집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경남FC 소속으로 K리그2 득점 2위를 기록했던 티아고는 올해 대전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티아고는 15일 기준 6득점 2도움으로 팀 내 1위, 리그 전체 5위의 득점 순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사 역시 준수한 득점력으로 팀의 승리에 기여하고 있는 중으로, 두 선수의 활약은 지난달 28일 K리그1에서 1위로 독주하고 있는 울산과의 경기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당시 대전은 2연패에 빠져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워낙 리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는 울산과의 원정 경기였기에 다소 힘들 수도 있단 우려가 지배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전의 외인 선수들은 보란 듯이 본인의 가치를 증명했다.
대전은 이날 전반 20분 울산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24분 레안드로의 골로 균형을 맞췄고 전반 32분과 42분 마사의 연속골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울산의 뒷심으로 3-3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지만, 연패 흐름을 끊으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울산을 상대로 2경기 동안 패하지 않은 팀은 대전이 유일하다.
이와 함께 올 시즌 새롭게 대전에 합류한 수비수 안톤도 왼발 센터백으로 쓰리백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빌드업과 제공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들이 팀이 어려운 상황에 빠질 때마다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주축 선수로 자리 잡은 이들이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팀의 성적 부진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민성 감독은 "최근 우리의 흐름이 멈췄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냉정하게 우리는 잔류가 목표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한 번이 아니라 두세 번이 올 것"이라며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가 함께 이겨내는 것이 이번 시즌 목표다. (외인 선수와 상관없이) 경기력이 더 좋은 선수들을 매 경기 선발로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이글스 투수 산체스 선수가 팬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리그 성적과 감독 교체, 팀 내 선수의 학교폭력 논란 등으로 인해 올해 가장 '다사다난'했던 5월을 보내고 6월을 맞이한 한화이글스는 새로 영입한 용병 선수로 인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1선발 투수자원으로 지난해 겨울 한화에 둥지를 틀었던 버치 스미스의 대타 자원으로 황급히 데려온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26)의 영입은 말 그대로 '대박'이라 표현할 수 있다. 사실 데려올 당시에만 해도 여론이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나이도 아직 어린 데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띈 기록이 겨우 3경기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오로지 잠재력에만 기댄, 사실상 도박에 가까운 선택이었지만 산체스는 첫 데뷔 경기에서부터 본인의 가치를 빠르게 증명했다.
산체스는 지난달 11일 삼성 라이온즈전과 치른 그의 데뷔전을 무사히 승리로 이끌었고 17일 롯데 자이언츠전(5이닝 1실점), 23일 KIA 타이거즈전(5이닝 무실점), 30일 키움 히어로즈전(6이닝 1실점), 6월 4일 삼성전(4이닝 5실점)까지 리그 적응은 물론 부진에 빠져 침체됐던 팀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뒤집는 데 일조했다. 특히 KBO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10일 LG 트윈스전에선 8이닝 무실점이란 완벽에 가까운 호투를 벌이며 본인의 가치를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산체스가 선발 등판한 6경기 모두 한화가 승리하면서 산체스는 팬들에게 '승리의 요정'이란 애정의 호칭까지 붙게 됐다.
산체스는 10일 LG와의 경기 이후 "8이닝 무실점과 100구 이상 던진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KBO 리그가 나에게 많은 선물을 주는 것 같다"며 "이제 적응을 다 마친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공을 던질 때 팀이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화이글스 투수 산체스 선수가 6월 10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팀 타율 하위권인 10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5일 기준 2할 3푼 5리로 리그 평균 타율(2할 5푼 6리)은커녕 전체 팀 중 가장 낮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부진의 성적으로 방출된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대타를 구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으로, 한화는 전력에 도움이 될 외인 타자를 영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호 감독은 "마운드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점수를 낼 수 있어야 투수도, 수비도 편하게 갈 수 있다"며 "내년 시즌에는 외인 선수를 좀 더 늘리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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