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번 주 안으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130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2022년도 경영평가(경평)'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경평 체계를 전면 개편한 후 첫 평가다. 현 정부 국정 방향을 공공기관이 얼마나 반영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최초 사례인 셈이다.
경평 결과는 성과급 산정의 기준이 되는 요소 중 하나로 공기업 내부는 물론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경평은 문재인 정부 당시 중요하게 여겨지던 사회적 가치 구현이 25점에서 15점으로 감소시킨 반면 자산과 부채 등 재무성과 배점은 10점에서 20점으로 확대됐다. 이전과 달리 기관별 평가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포인트다.
이번 개편안에선 '재무성과관리' 중요성이 커졌다. '재무관리' 항목과 '업무효율' 항목을 '재무성과관리' 항목으로 통합하고 배점을 확대했다. 역대급 적자를 보이는 한국전력과 가스공사를 비롯해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의 최하점이 예상된다.
정부는 앞서 전체적인 예산 삭감과 복지 혜택 축소, 직무급제 도입, 자산 매각까지 강도 높은 혁신을 공공기관을 요구해 왔다.
공공기관의 혁신안 이행 정도에 이번 경영평가 결과를 함께 평가해 정원 감축, 유사 기관 통폐합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역 공공기관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해 발표한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서 36개 공기업 중 유일하게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전년보다도 2단계 하락한 등급이다. 철도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부채도 지난 2017년 14조8808억원에서 지난해 18조6608억원으로 4년간 3조8000억원 늘었다.
수자원공사와 한국연구재단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지난 2년 연속 A등급을 받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국가철도공단·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경우 B(양호) 등급을 받았고, C(보통)등급 기관으로는 한국가스기술공사·한국조폐공사가 포함됐다.
지역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지난번 평가와는 여러 부분에서 배점이 달라져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 "정부가 평가 결과를 가지고 공공기관에 혁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압박할 가능성이 커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공공기관 노동조합은 공동행동을 선포한 상태다. 이들은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을 강조하면서 평가를 계기로 공공부문 민영화에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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