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은둔형 외톨이'는 사회와 단절된 채 방이나 집 안에만 머무르며 사회활동을 스스로 차단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경제가 침체되고 사회 공동체가 분리되면서 국내에서도 대폭 늘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외부로부터 고립된 이들은 각종 사회병리 현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에 지원책이 절실하지만, 대전은 아직 관련 실태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은둔형 외톨이에서 비롯된 사회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중도일보는 세 차례 시리즈를 통해 은둔형 외톨이의 실태와 현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2. 사회 문제화 가능성…소통 강화돼야
한국에서도 최근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가 점차 확산하면서 과거 일본처럼 크고 작은 사회 병리적 현상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사회적 고립이 장기화 될수록 신체적·정신적 건강악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은둔형 삶의 패턴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사회와 동떨어진 삶과 가치관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었고 이 과정에서 생긴 편견적 사고가 고착화를 거치며 사고의 왜곡과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사회적 교류가 활발한 사람들의 경우 잦은 소통과 외부의 조언을 통해 얼마든지 갖고 있던 우울감이나 상실감을 회복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반면 그 반대의 경우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은진 침례신학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고립이 장기화 된다고 해서 반드시 신체적·정신적 건강악화로 이어진다고는 볼 수 없지만, 관련 문제가 생겼을 경우엔 그렇지 않은 사례보다 상대적으로 회복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홀로 있을 때보다 외부와 소통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영역도 있다. 소위 은둔형 외톨이로 분류된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미칠 파장도 적잖다.
일본의 히키코모리 세대는 현재 기나긴 경기 침체 속에 '사토리 세대'로 변모하고 있다. 사토리 세대는 높은 실업률로 인해 꿈도, 희망도 없이 삶의 이유를 잃고 무기력증을 앓는 사람들을 뜻한다. 이들은 적극적인 활동이 아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모든 것들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소비를 할 뿐 그 이상의 지출을 하지 않으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어떠한 도전도 고려하지 않는다.
꿈을 꾸지 않기에 취업시장에서도 정규직 전환이나 승진과 미래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적 풍조가 지속되면 내수 경제의 타격은 물론 사회에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가 드리우며 경제성장과 고용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 역시 현재의 은둔형 외톨이들을 방치한다면 추후 사토리 세대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전문가들도 향후 은둔형 외톨이가 계속해서 늘어날 경우 경제적인 악영향은 피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를 지낸 윤창현 국회의원은 "은둔형 외톨이가 많아지면 그만큼 경제활동 가능 인력이 사장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경제가 휘청거리면 사회 분위기도 덩달아 침체될 것이고 출산율도 함께 떨어지고 말 것이다. 수많은 사회 문제를 해결할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은둔형 외톨이를 줄이기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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