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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1. 스스로 고립을 택한 그들…국내서도 늘어난다
2. 향후 유발될 사회문제 심각…소통 늘어나야
3. 필요한 건 '희망', 손 먼저 내밀어 눈높이 맞춰야
은둔형 외톨이란 신조어가 세상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일본의 1970년대부터다. 당시 일본에선 은둔형 외톨이를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히키코모리는 '틀어박히다'라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루'의 명사형 단어로, 1970년대부터 등장해 1990년부터 일본의 버블 붕괴로 인한 경기침체가 가속화하자 취업시장에서 멀어진 청년들이 사회 활동을 중단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은둔형 외톨이는 사회생활과 인적 교류 활동에 능숙하지 못해 자신의 방이나 집 등의 특정 공간에서 벗어나지 않는단 특징을 지닌다. 칩거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들은 사회와 점차 동떨어진 삶과 가치관을 갖게 됐고, 일부는 각종 범죄와 고독사 등을 비롯한 사회병리 현상 등과 연계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한국에선 은둔형 외톨이를 그저 남의 나라 얘기로 치부해왔다. 그러나 1997년 IMF 이후 경기 침체가 드리웠고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최근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전염병 시기를 보내며 한국에서도 스스로 고립을 택하는 이들이 대폭 증가하기 시작했다.
은둔형 외톨이는 연령에 국한되진 않지만 주로 청년층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9~34세 청년 가운데 6개월 이상 사회로부터 고립된 청년은 53만 8000명에 달한다. 이는 2019년(33만 4000명) 코로나19를 거치며 급격하게 늘어난 수치로, 전체 해당 연령 인구 비율로 환산하면 100명 중 5명, 5% 정도다.
전문가들은 은둔형 외톨이가 반드시 사회적 문제로 연결된다고 치부할 순 없지만 '골든타임'을 놓치면 더 심각한 문제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성아 부연구위원은 "사회로부터 고립된 청년이 지속해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향후 고립 중·장년, 노인으로 남은 생을 살아갈 가능성이 커진다"라며 "정신건강 악화나 자살률 증가 등 부정적인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 청년기에 선제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지역 정치권에선 대전이 전국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관련 문제에 특히 취약할 가능성이 높은 도시라고 분석한다. 공동체로부터 분리될수록 사회적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으며 해당 인구가 늘어났을 때 유발될 사회병리 현상으로부터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그러나 현재 대전의 경우 이와 관련한 통계조차 없어 이들을 지원할 정책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근 대전시의회에선 관련 실태조사부터 시작해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경배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은 "대전은 전국에서 은둔형 외톨이의 고립이 장기화되기 가장 쉬운 도시다. 관련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로 인해 유발될 각종 사회병리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하루빨리 대전시 차원에서 실태조사를 시행해 고립된 이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촉구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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