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가계 신용대출자 수는 615만1000명으로 2018년 말의 510만명에 비해 105만1000명이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사회 초년생인 20대와 가정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40대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20대는 2018년 말 34만3000명에서 지난해 말 59만2000명으로 24만9000명 늘었고, 40대는 158만9000명에서 189만4000명으로 30만5000명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45조6467억원으로 2018년 말의 110조687억원보다 35조380억원 늘었다.
늘어나는 대출 폭은 이미 한국의 GDP를 넘어섰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34개국(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가장 높은 102.2%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국가 중 유일하게 가계부채가 경제 규모(GDP)를 넘어선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같이 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경제 성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대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지만, 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른 것은 사실"이라면서 "경기 둔화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신용 위험이 커지면서 파급률은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해줘 중·저신용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가계 신용대출자 615만1000명 중 448만1000명이 신용평점 850점 이상 고신용자였으며 가계 신용대출 잔액 145조6467억원 가운데 117조1535억원이 이들이 빌린 돈이었다.
윤창현 의원실 제공 |
윤창현 의원은 "최근 시중은행들의 달라지는 영업 관행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고소득자와 자산가 등 최고 신용등급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중신용자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등 국민경제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시중은행이 중신용자들에 대한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업계는 1분기 연체율 5.1%를 기록했다. 2016년 말 이후 7년 만에 5%를 넘겼다. 상호금융권도 지난 3월 말 기준 6년 만에 연체율 2%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다음 주부터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업, 카드사와 캐피탈 등 업권 전반적으로 연체채권 관리 점검에 나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열린 한은 창립 73주년 기념사에서 "최근 주택시장의 부진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부문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장기적 시계에서 금융불균형이 재차 누증되지 않도록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가계부채의 완만한 디레버리징 방안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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