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AI 디지털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 제공 |
교육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5년 수학·영어·정보·국어(특수교육) 교과에 한해 초등학교 3학년부터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는 내용의 'AI 디지털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국어·사회·역사·과학·기술가정 등 전과목 도입을 목표로 2028년까지 단계적 확대를 추진한다. 다만 발달단계와 과목특성을 고려해 초등학교 1~2학년과 고등학교 선택과목, 예체능(음악·미술·체육), 도덕 교과는 제외다.
AI 디지털교과서는 윤석열 정부의 3대 교육개혁 과제인 '디지털 교육혁신'의 일환이다. 학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학습콘텐츠를 제공해 교육격차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특수교육대상 학생과 장애교원을 위한 화면해설·자막 기능을 비롯해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다국어번역 기능도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2024년 5월까지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고 이후 3개월간 검정심사를 거쳐 민간이 개발한 AI 디지털교과서 합격공고를 발표할 계획이다. 9월께부터는 현장 적합성을 검토하고 2025년 1학기부터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AI 디지털교과서의 구체적 개발 형식은 8월 제작 가이드라인에 포함해 발표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통해 학생에게 학습 수준과 속도에 맞는 배움을 제공하고 교사가 학생의 인간적 성장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AI 디지털교과서를 함께 소통해 만들고 활용할 때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발된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인간적 성장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수업을 디자인하는 교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교육계에선 현재 학교 현장의 모습으로는 원활한 정착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닌 학생 개개인을 피드백하기 위해선 현재보다 교사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입장을 내고 "부총리도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부분에 동의한 바 있다"며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충분히 줄여주는 교원 수급정책이 함께 따라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 과밀학급 상황이 다른 가운데 대전은 학급당 20명을 초과하는 학교가 78.43%에 달하는 실정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전지부는 이날 교사정원 확보 요구 서명을 대전교육청과 대전시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교총은 AI 디지털교과서 적용 대상에 대해서도 "어린 학생들의 활용이 어렵고 오히려 학습 효과가 없을 수 있기 때문에 고학년부터 적용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교총은 "기존 서책 형태의 디지털 교과서를 넘어 AI를 포함한 차세대 디지털 교과서로의 도전은 세계 유래가 없는 일이라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며 "다만 AI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저절로 끌어내거나 맞춤형 교육에 만능일 거라고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개입과 피드백, 학생의 자발성, 학부모의 협력이 더 필요한 방안"이라며 "세부방안의 촘촘한 검토와 현장 교원의 적극적인 참여는 물론 학내망 구축,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같은 물리적 환경 조성이 필수"라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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