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이상 고온현상에 전 세계 각국이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5월 16일에는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1.2℃까지 오르며 전국이 때이른 한여름 더위를 보였다. 이날 강원 동해안 강릉이 35℃로 폭염특보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역대 5월 일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태풍(颱風typhoon)은 평년(1991~2020년) 25.1개 발생하고 3.4개의 태풍이 6~10월 사이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다. 지난해 서울에 시간당 141.5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반면 호남권엔 장마전선이 오래 머물지 않고 태풍까지 비켜가면서 비가 내리지 않아 식수난 등 생활에 불편을 초래했다.
올여름에도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가 예고되고 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여름철 특유의 덥고 습한 날씨는 뚜렷해진다"며 "올해 5~6월에는 평년 수준으로 비가 내릴 가능성이 50%, 더 많이 내릴 가능성은 30%로 나타나고 7월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이 내릴 확률이 각각 40%로 가장 높게 전망되어 결국 더 덥고 더 습한 여름이 다가온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문제의 본질은 인류 문화가 발달하면서 생활방식의 변화와 무분별한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개발과 화석 연료의 과다 사용은 물론 에너지 절약정신 미흡 등 강 건너 불 보듯 간과한 환경의식과도 맞물려 자연재해에 악영향을 초래한 결과는 아닌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름 한 방울 생산 못하는 우리나라는 외국에 에너지공급 의존도가 높아 전량 수입하는 현실에 여전히 에너지 절약에도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전기 요금 인상을 발표한 5월 15일 한낮인데도 서울 중구 명동 점포 47곳 중 28곳(60%)이 외부 조명을 켜놓은데 이어 점포 중 에어컨 가동에 문 열어두고 영업하는 13곳이 달했다는 보도를 접한바 있다.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안일한 시민의식이야말로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미국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주 4일 근무제를 시도했고 일본은 여름철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실내 온도를 28℃로 유지하는 쿨비즈 정책을 2005년부터 시행 중에 있다.
화석연료인 석유 석탄 등 온실가스의 과다사용이 지구 온난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어린이날 쏟아진 물 폭탄으로 제주 하늘길이 차질을 빚는 등 제주와 남부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공항 항공기 200여 편이 결항에 이어 호우 특보가 발효된 제주 한라산 삼각봉에 951.5mm 내려 관광객 1만여 명이 발이 묶여 비 피해가 잇따랐다. 이와 같은 국지성 폭우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과 무관치 않다. 3월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전남 화순군 등 남부 지방의 호수가 바닥을 드러나 메말랐지만 그 뒤 전국에 내린 비로 대부분 지역에서 가뭄이 해소됐다는 반가운 소식은 물 부족으로 인한 불편했던 생활에서 얻은 물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고 감사 할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예년에는 지방마다 개화(開花) 시기가 다소 달랐지만 올봄은 거의 동시에 전국적으로 피었던 것도 이를 방증(傍證)했다. 또한 꿀벌 수십억 마리가 집단 폐사된 원인과 잦았던 산불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급증하는 등 자연생태계 변화가 우리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는 온실효과에 의한 지구온난화 발생과 함께 우리들의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 관점에서 온실가스가 다량으로 증가하면 온실효과를 발생해 지구 온도상승과 함께 생태계를 파괴하는 등 지구환경을 변화시키는 물질이 된다.
기후변화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요 배출국이 선도적으로 감축을 이행해야 가능하며 시민도 전기 가스요금 인상 등 어려운 여건에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 등 지구환경을 지키는 생활실천에 초점을 맞추는데 동참해야 함은 선택이 아닌 발등의 불이 됐다. '지혜로운 환경의식'을 재난 대비의 초석으로 다져 온실가스 저감에 적극 동참하여 실천함이 지구온난화 예방은 물론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유일한 지름길 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길식 / 서구 찾아가는 기후학교 환경강사
이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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