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향후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7일 "국토교통부의 철도 쪼개기 민영화 추진과 SR 부당 특혜를 규탄하기 위해 8일부터 준법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준법 투쟁'은 8일부터 15일까지 이어진다. 15일에는 전국에서 4000여 명이 집결하는 총력결의대회를 열고, 9~10월에는 총력 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철도노조의 이번 준법투쟁은 하반기 총력 투쟁을 앞둔 경고성이 크다.
철도노조는 코레일과 SR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국유재산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고 정부출자기업체에 SR을 포함하기로 했다. 현재 SR 지분은 41%를 코레일이 갖고 있으며 나머지는 사학연금공단(31.5%)·기업은행(15.0%)·산업은행(12.5%) 등이 나눠 보유하고 있다. 이중 코레일을 제외한 투자자들은 코레일과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맺고 지분을 투자했다. 이 풋옵션 만기일이 17일로 임박하면서 정부가 출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풋옵션이 행사되면 에스알의 부채는 현재 110%가량에서 1000%를 넘어설 수 있어 이를 낮추겠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철도노조는 정부가 최대주주가 되면 향후 민영화를 추진하기가 더욱 용이 해 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현 정부가 여러 차례 공기업 민영화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코레일이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고 선을 긋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코레일과 SR의 경쟁체제 유지나 통합에 대한 판단을 일단 유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코로나19 등 여러 상황으로 경쟁체제에 대한 정확한 유불리를 따지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철도노조는 에스알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강화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에스알은 9월부터 경부·호남 고속선에서 경전선(창원·진주)과 전라선(순천·여수), 동해선(포항)을 신규로 운행할 예정이다. 이 노선은 그동안 코레일이 단독으로 운영해 왔다. SR이 알짜 노선을 차지하고 있어 코레일의 경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추가 노선 운항에 따른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철도노조는 "차량 정비 민영화와 고속철도 쪼개기 확대 등 윤석열표 철도 민영화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서행 KTX 운행으로 전라선·경전선·동해선 시민 380만명의 이동 편익과 좌석 공급을 확대할 것을 요구한다"며 "SRT와 KTX 통합 등 철도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토부 장관 면담을 요구한다"고 했다.
철도노조 준법투쟁에 대해 코레일 측은 "철도노조의 준법 투쟁은 정부 정책 등을 반대하는 쟁의 행위로 목적상 부당하다"며 "불합리한 쟁의 행위로 국민불편 초래 시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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