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여자경 예술감독 취임 음악회는 참으로 훌륭하였다. 성공이었다. 훌륭함과 성공이란 말보다 더 좋은표현은 없을까? 생각하다 '감동'이란 표현을 더한다.
필자는 8명의 지휘자를 보아왔다. 어느 지휘자는 소통의 문제가 있어 보였고 또 어떤 지휘자는 감정의 편견도 발견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날 음악회는 완벽하였다.
첫곡 에네스쿠곡 루마니아 광시곡 제1번 가장조 작품 11번, 작곡자 에네스쿠는 루마니아의 영웅적인 작곡자이자 바이올린 연주자였다. 루마니아의 지폐에도 얼굴이있고 그의 이름을 딴 공항도 있을만큼 루마니아의 영웅으로 대접받았다. 이 곡은 에네스쿠가 20대 초반에 작곡한 것으로 서주에서 클라리넷과 오보에가 짧은 민속적 선율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오보에와 바순으로 이어지고 루마니아의 민속적 색채를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드라마를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사운드는 전률을 느끼기에 충분한 표현이었다. 지휘자는 거인이었다. 지휘자의 악기는 지휘봉이다. 훌륭한 지휘 비트에 섬세함도 있었다.
두 번째 쇼스타코비치 곡 첼로협주곡 제 1번 내림마장조 작품 107. 첼리스트 양성원 교수의 협연이었다. 이 곡은 20세기 러시아의 대표적인 작곡가 쇼스타코비치가 20세기 최고라고 하는 친구 첼리스트 므스티슬라프를위해 작곡한 곡이다. 이 곡의 목관파트는 2관편성이지만 금관은 호른하나다. 4악장으로 구성되었지만 2,3,4악장을 붙여서 연주한다. 연주하기도 어려운 곡 중 하나라고 하는데 엄지 손가락을 사용하는 고음 페세지나 화음, 왼손 피치카토와 같이 어려운 주법이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양성원의 기교는 대단하였다. 3악장의 카덴자, 무반주 5분 동안 첼로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었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고음에서 피아니시모 즉 아주 여리게 그 큰 홀을 다 채웠다. 대단하였다. 세계가 인정한 그대로 30여분, 황홀했다. 양성원은 세계의 유명 오케스트라와 많은 협연을 하였다. 20장이 넘는 음반도 내었고 연세대학교 교수로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고 대한민국을 드높이는 첼리스트다.
끝곡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 마단조 작품 27.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적 교향곡이다. 1908년 러시아 샹트베테르부르크에서 자신의 지휘로 초연한 작품인데 음악애호가들이 사랑하고 있는 곡이다. 1악장은 느리고 어두운 도입부로 시작하여 곡 전반에 나올 주제들을 보여주며 진행하고 2악장은 빠른 스케르조, 보통 3박 단위가 일반적인데 여기서는 2박단위로 된 것이 특징이다. 3악장은 느린악장으로 아름다운 선율이 잘 드러나고 4악장은 금관악기 리듬과 생동감 넘치는 이전 악장에 등장한 주제 등을 정리하는 방법으로 교향악의 진수를 보였다. 1시간 여 연주 지루할 틈 없었다. 여자경 지휘자 정말 거인이었다. 이전 지휘자들이 보여주지 못한 것을 위의 세곡으로 다 보여주었다. 흠이 없는 연주였다.
여자경지휘자는 음악해석과 특유의 섬세하고 훌륭한 바톤 테크닉의 소유자이다.
수원 국제 지휘콩쿠르에 특별상을 2008년 제 5회 프로코피에프 국제지휘콩쿨에서 3위에 입상하여 콩쿨 사상 첫 여성 지휘자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하고 있고 국내에는 KBS교향악단을 비롯한 경기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대전시향과도 지휘한 바 있다. 한양대학교에서 작곡을 전공, 동대학원에서 지휘를 전공하였다. 여자경 지휘자는 한국을 넘어 세계에 이를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노덕일/대전중구문화원장
노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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