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철도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잇따른 철도사고에 책임을 이유로 정부로부터 해임된 나희승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에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는 지난해 1월과 7월 대전-김천구미역 KTX 열차 궤도이탈과 대전조차장역 SRT 열차 궤도이탈, 11월 오봉역 사망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사고 등 잇단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나 전 사장을 3월 해임했다. 나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 말인 2021년 임명된 인사로 2024년 11월까지 임기가 남았었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48건이던 철도안전사고가 지난해 66건으로 늘어나 감사를 실시한 결과 나 전 사장이 공공기관운영법, 철도안전법 등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 전 사장이 이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한국철도공사는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사례처럼 '한 지붕 두 사장' 체제가 될 가능성도 나온다.
한국철도공사는 현재 제11대 사장 선임에 대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1일 사장 지원자 13명 중 5명의 후보자를 추렸다.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을 마친 후 이르면 다음 달 내로 사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또한 한국철도공사는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의 평가 결과 외부 유출 의혹 논란을 겪고 있다. 특정 고교 출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포털의 블로그에 관련 내용이 올려졌다가 한 언론에서 기사화를 하자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긴급 속보! 철도공사 사장 임명 추천위원회 면접결과 [동문 2명 통과]'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글에는 5배수 안에 들어간 후보의 이름과 최고 득점자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글은 현재(4일 오전) 삭제된 상태지만, '조회 수 실적'에는 제목이 나온다.
해당 내용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관련 규정상 임추위에서 결정한 내용은 공개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공사는 "일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개인블로그 등 SNS매체에 유포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면서 유포 경위 등에 대해 엄정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철도공사 안팎에서는 안전 문제와 적자 경영 등으로 수장 선임이 중요한 시기인데 이런 저런 일로 선임이 늦어지거나 잘못되는 것 아닌지 걱정스러운 모습이다.
지역 공기업 한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떠나 공모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게재해 확산시키는 것은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위험한 행위"라면서 "특정 출신에 대한 내용이 있어 조직 내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관련 경위 파악을 명확히 해야 오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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