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5개 소수민족 중의 하나인 토가족은 명승지 장가계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다.
토가족의 가장 전통적이고 오래된 풍습에는'발등 밟기'와 '잘 우는 신부'라는 것이 있다.
매년 3월 3일은 토가족 연인의 날이다.
토가족 처녀와 총각들은 한자리에 모여 앉아 서로 노래로 자기의 의사를 전하다가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여자가 살며시 남자의 발등을 밟는다.
이때 남자는 결혼을 하고 싶으면 똑같이 여자의 발을 밟으며 서로 사랑을 고백하며 앞날을 약속한다.
발등을 밟힌 남자가 청혼을 거절하려면 황소 한 마리를 주거나 한 달 동안 여자 집에 가서 일을 해줘야 한다고 한다.
'신부는 잘 울수록 칭찬을 받는다'는 설이 있어 토가족 처녀들은 결혼을 앞두고 짧게는 열흘, 길게는 두 달가량 노래에 곡을 붙여가며 울기연습을 하여 시집간 첫날 시부모 앞에서 구성지게 울어야 한다.
이유는 얼마나 많이 울었냐에 따라 결혼 후 명성이나 시집살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가족 여자들은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생후 한 달 이후부터 15세까지 계속 울리며, 12세가 되면 동네에서 잘 울기로 소문난 전문 선생으로 모시고'우는 과외공부'를 한다.
이렇게 토가족이 울음에 집착하는 시댁에서는 구성지게 잘 울고 눈이 퉁퉁 부어올라야 며느리를 잘 보았다고 생각하고 그제야 집안사람으로 인정하고 재산 상속을 해주고 곳간 열쇠를 내준다고 한다.
울음 노래의 가사는 다양한데 부모와 울기, 형제자매와 울기, 중매꾼 욕하기 등 여러 가지 내용이 있다.
천 줄도 넘는 긴 노래를 얼마나 절절하게 부르는지 토가족 처녀가 결혼을 앞두고 울기를 시작하면 철석간장도 녹아내린다고 한다.
이영애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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