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전경 |
대전시립미술관에 26년간 근무해 온 송미경 학예사는 2003년 '이동훈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를 준비한 것을 계기로 지역 미술사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송 학예사는 "당시 50~60년대 자료가 필요해 지역신문사에 찾아가 전시 기사들을 찾아보고 유족들을 만나 자료를 얻으며, 전시를 준비하며, 대전 미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보관된 미술자료 모습 |
이동훈 화백의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인 카드 |
송 학예사는 "작고하신 분들의 유족들도 찾아간다"며 "생존작가분들이 전해주는 경우도 있고, 인터뷰도 해서 기록을 남기기도 한다. 자료 중에는 작가들의 초등학교 통지서나 미술 교사로서 수업법이 담긴 수업노트도 있는데, 이 분이 왜 미술을 하게 됐는지, 당시 이분의 수업 분위기는 어땠는지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술사료를 수집하며 알게 된 의미 있는 사실도 있었다. 송 학예사는 "1945년 대전으로 내려온 이동훈 화백의 제안으로1953년 충남미술협회가 결성된다. 이는 1962년도에 만들어진 한국미술협회보다 더 이른 움직임"이라며 "자료를 통해 충남미협결성을 기점으로 지역미술이 본격적으로 활발히 전개됐던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53년 결성된 충남미술협회 전시 리플릿 |
1982년 목원조각회전 포스터 |
자료실 한 켠에 작은 보관실을 만들어 자료를 보관하고 있었지만, 늘어나는 기증자료들을 보관하기에는 협소하다. 수장고가 아니다 보니 온·습도에 예민한 오래된 자료들은 중성지 박스에 보관하고 있으나, 손상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6000여 점의 기증자료가 정리돼야 하지만 현재 인력은 송 학예사와 기간제 근로자 둘 뿐이다.
송 학예사는 "아카이브 오픈소스 플랫폼을 구축은 오랜 희망 사항"이라며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사라진다. 즉 이렇게 수집해서 기록해놓지 않으면 대전미술의 역사가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모아두면 누군가 연구를 하고 연구를 하다 보면 대전미술의 지평의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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