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심혈관센터장 |
다한증 말 그대로 과도한 땀 분비가 일어나는 증상이다. 다한증은 전신성 다한증과 국소성 다한증으로 나뉜다. 전신적 다한증은 피부의 온도 수용체에서 자극이 전달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주위의 높은 온도에 의한 외부적 요인이나 질병에 의해 체온이 상승한다. 국소성 다한증은 손바닥과 발바닥, 팔다리의 접히는 부분(간찰부), 겨드랑이(액와부), 서혜부(허벅지가 시작되는 우묵한 부위) 등에 주로 나타난다. 이마나 코끝 등에 나타나기도 한다.
또 다른 질환이 원인이 돼 이차적으로 땀이 많이 나는 이차성 다한증과 다른 근본 원인 없이 땀이 많이 나는 일차성 다한증으로 나누게 된다.
일차성 혹은 본태성 다한증은 교감신경의 활성도가 아주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경우로 특별한 이유 없이 일반인들에 비해 몸에서 땀이 많이 난다.
이차성 다한증은 원인이 있는 경우로 과체중, 갑상선 기능항진, 당뇨, 결핵 등의 소모성 질환, 백혈병, 림프종 등 혈액종양, 파킨슨병, 뇌하수체 기능항진, 알코올 및 약물중독 등이 대표적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다한증의 가족력은 25~50% 정도 보고되며, 일본 및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권에서 높은 빈도를 보이고 있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조금 더 많이 보고되고 있다.
원래 땀은 우리 몸의 체온 조절 및 일부의 노폐물 배출이 주된 기능인데, 다한증은 기온과 감정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땀이 많이 나는 경우다.
이차성 다한증은 주로 전신적 다한증의 형태로 나타나며, 일차성 다한증은 몸의 국소 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로 주로 병원을 찾는 분들이 여기에 속한다.
일차성 다한증은 병은 아니지만, 사회적 활동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는 경우 치료의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매운 음식을 먹거나 어떤 경우 보거나 상상만 해도 땀이 나기 시작하는 미각성 다한증도 보고되고 있다.
국소 다한증은 대부분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 머리 등 특정 부위에만 땀이 많이 난다. 일상에서의 불편함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얼굴이나 머리에서 땀이 많이 나 화장이 지워지고 번지거나, 직업적으로 공개 발표 시 긴장감에 많은 땀을 흘리게 돼 본의 아니게 신뢰도와 집중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운동선수, 악기 연주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업군의 사람들은 손바닥에서 땀이 많이 나는 경우 자신의 능력이 현격히 떨어짐을 짐작할 수 있으며, 수험생이 긴장해 시험지가 젖는 경우 크나큰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하게 되는 경우 축축하고 차가운 손은 대인관계 활동을 꺼리게 하고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는 옷이 겨드랑이 부분만 젖는 모습이 보인다든지, 약간의 냄새 즉 액취증 등도 초래하게 돼 대인관계에 지대한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이차성 다한증의 치료는 근본 질환의 관리가 중요하다. 본태성 혹은 일차성 다한증은 국소도포제, 글리코 피롤레이트 같은 항콜린제재 같은 내복약, 전기영동요법, 보톡스 요법 등이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 효과에 그치고 있으며, 흉부교감신경 절제술이 수술적 요법으로 추천되고 있다. 가느다란 직경의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은 흉터가 거의 남지 않으며, 효과가 좋지만 다른 부위에 땀이 이동하는 보상성 다한증이 50% 이상 보고된다.
따라서 수술 전에 심장혈관흉부외과를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하면 될 것이다. 수술 후 재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보상성 다한증으로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일부 있지만 수술 외에 더 확실한 방법은 아직까지는 없으며 수술의 방법과 범위도 더 정형화되고 있어 수술받는 것을 꺼리거나 두려워 할 이유는 없다. 본인에게 맞는 치료방법을 선택해 과도한 땀으로 인한 불편감과 피로감으로부터 해방돼 덥지만 즐거운 여름을 나기를 바라본다.
/권종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심혈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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