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30일 시의회 소통실에서 '이사동 유교마을 콘텐츠 개발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조원휘 시의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이사동, 콘텐츠가 되다' 저자인 한소민 작가를 비롯해 송성빈 향토사학자, 류용환 목원대 역사학과 교수, 임다은 머물다가게 대표, 조현중 전 국립무형유산원장, 주종국 한국효문화진흥원 사무처장, 노기수 대전시 문화관광국장이 참석했다.
대전시는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사업 일환으로 동구 이사동에 유교민속마을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4년까지 4214㎡ 규모 부지에 '유교전통의례관'과 '한옥마을'을 조성할 예정으로 현재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130억 가량이 투입되는 사업이지만, 그동안 차별화된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이사동마을에 1000여 기의 은진송씨 묘역이 있지만, 유교식 장묘 문화와 관광을 엮을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숙제로 떠올랐다.
30일 열린 정책토론회 모습 |
자연 속에 위치한 전북 전주의 '학산숲속시집 도서관', '연화정 도서관'을 사례로 들며, 한 작가는 "이사동 마을에도 솔숲이 있는 만큼 절우당 등 이사동 마을에 있는 기존 건물을 활용해 도서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살아왔던 삶과 앞으로 더 잘 살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떠난 이에게 편지 써보거나, 자서전 쓰기, 삶을 회상하는 글쓰기 등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하다는 유교 문화의 인식을 깰 수 있는 콘텐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류용환 교수는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왜곡된 전통의례의 실체를 밝히거나, 변화하는 상장예절, 산송(분묘와 관련된 소송)도 콘텐츠 소재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사동 마을에 있는 '문인석'을 통한 굿즈 만들기도 방안으로 제시됐다. 임다은 대표는 "다양한 표정을 한 문인석이 마을에 있는 만큼 문인석의 표정들을 살려서 스티커 등 굿즈를 만들면 좋겠다"며 "상품을 제작할 때 청년 작가 등 지역 인재들을 활용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밖에도, 전통의례관에 교육과 연구 기능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종국 사무처장은 "충청권 4개 시도가 공통으로 관광진흥사업을 진행하고, 정부 사업 수주가 필요한 만큼 관광뿐만 아닌 연구, 교육 기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중 전 원장은 "의례관 운영이나 프로그램이 열리는데, 이사동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은진송씨 문중 후손인 송성빈 향토사학자는 "이사동 유교마을의 시민 접근성 강화를 위해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버스, 자가용이 드나들수 있는 교통기반 시설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원휘 의원은 "이사동 유교마을 조성사업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오늘 토론회 통해 전국적인 명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며 "가능성이 현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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