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금동관음보살상 반환소송이 대법원에 상고돼 조만간 심리불속행 기각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다. 전국 사찰에서 탄원서가 접수되며 본안심리 개시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서산 부석사 모습. |
일본 쓰시마(대마도)의 사찰 간논지(觀音寺·관음사)에서 발견돼 한국으로 반입된 금동관음보살상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이 대법원에 상고돼 내달 중순 심리불속행 기각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대법원의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에 위법 등 특정 사유가 없으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제도다. 금동관음보살상의 부석사 반환 소송이 워낙 중대해 본안판결에 이르지 않고 기각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나, 지역 정치계와 종교계에서 탄원서 제출을 서두르고 있다. 서산시의회가 금동관음상 소유권 회복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2월 24일 대법원에 접수한 것에 이어 대한불교조계종 심곡사, 고산사, 백양사, 낙산사, 마곡사 등 전국 25개 사찰에서 주지와 신도가 작성한 진정서와 탄원서를 해당 민사1부 재판부에 제출했다.
서산시가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에 의뢰해 2023년 4월부터 진행한 부석사 경내 지표조사에서 발굴된 유물. (사진=서산시 제공) |
특히, 부석면 취평리 도비산에 있는 부석사 일대에서 4월 20일부터 시작한 서산시에 의한 문화재 지표조사에서 다수의 유물이 추가로 발견됐다. 서산시는 지난 한 달간 진행한 조사결과를 5월 26일 자문회의 때 공개했는데, 부석사 경내 비탈면에서 어골문기와, 무문기와편 등 고려시대 유물이 다수 수습됐다. 불교를 상징하는 만(卍) 새김 기와 조각과 '선(仙)'을 새긴 도자기 파편이 함께 발견됐으며,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평탄대지 3곳이 추가로 확인됐다. 남쪽 계곡부에서는 높이 2m 이상의 석축 2기와 함께 5단의 층단대지와 우물이 확인되며, 조선시대의 것으로 여겨지는 간단한 백자편도 발견됐다. 이에따라 6월부터 시작될 본격 시굴·발굴 조사에서 고려뿐 아니라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도비산 부석사 존재를 입증할 유물과 기록물 발굴에 기대를 높이고 있다.
서산시 관계자는 "지표조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지면 서산 부석사와 고려 때 부석사의 동일성과 연속성을 입증할 추가 증거를 찾아 대법원에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근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은 "이번 사건은 모든 주장과 증거가 제시되고 충분한 심리를 거쳐 시대에 남을 본안판결이 이뤄져야 할 사안으로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임병안·서산=임붕순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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