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첫날 어린이 재활환자 16명 찾아…갈길 먼 공공재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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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첫날 어린이 재활환자 16명 찾아…갈길 먼 공공재활병원

사전예약 등 5월 26일 진료 개시
16명 외래진료 후 4명 낮병동 접수
전담 의사확보 및 국비지원 과제로

  • 승인 2023-05-28 12:07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20230525-개원 앞둔 어린이재활병원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5월 26일 첫 진료를 시작해 첫 날 16명의 소아환자가 방문했다. 사진은 치료실에서 재활기구를 치료사들이 살피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장애어린이 재활을 위한 국내 첫 공공재활병원에 진료가 시작한 날 어린이 16명이 병원을 찾아 재활전문의로부터 진료를 받았다. 2013년 지역에 정부와 지자체의 소아재활 병원을 만들어 치료받을 곳이 없어 재활난민으로 전국을 떠돌고 중증장애라고, 나이가 많다고 입원 등을 거부당한 현실을 바꿔보자고 나선 지 10년 만에 성과다. 그러나 어린이재활병원에 입원 소아환자를 돌볼 당직의사 지원자가 없어 공보의가 대체하고 국가 차원의 운영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적자 운영에 대한 대책도 요구된다.

▲진료 첫날 17명 중 4명 낮병동 접수

대전세종충남·넥슨 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5월 26일 첫 진료를 시작해 재활의학과에서만 16명의 소아환자를 진료했다. 사전에 전화로 진료를 예약한 소아환자 외에도 당일 현장 접수한 아이들까지도 빠짐없이 재활전문의와 면담을 갖고 증상을 살피고 치료 방식을 논의했다. 이날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소아환자와 보호자에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치료시설을 소개했다. 병원을 찾은 17명의 소아환자들은 모두 대전과 세종, 충남에 거주 중이었고, 병원 이용을 위해 경기도에서 대전으로 가족이 이사한 사례도 있었다. 이날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환자의 중증도 등을 살펴 소아환자 4명을 낮병동 입원대상으로 접수했다. 외래진료를 받은 소아환자 중 의사가 중증도 등을 기준으로 낮병동 입원 환자를 선정하고, 6월 1일까지 낮병동 입원 대상자가 준비된 병상(20병상)보다 많을 때는 그 중에서 추첨을 통해 입원환자를 최종 선정해 6월 12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6세 미만 영유아기 환자의 경우 낮병동 입원 기간을 최대 19주로 정했고, 만 6세 이상 어린이부터 청소년 환자는 최대 9개월간 입원할 수 있도록 했다. 6월 12일 낮병동에 입원을 시작한 6세 미만 소아환자는 10월 20일 퇴원하고, 이때부터 새로운 아이들이 입원해 19주간 입원하는 방식이다.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병원 손민균 병원장은 "진료 첫 날 외래 현장접수가 일시에 몰려도 혼선을 빚지 않도록 준비했고, 다행히 사전에 예약한 소아환자에 외래 현장접수 환자까지 원활하게 모든 진료가 이뤄졌다"라며 "낮병동 입원을 바라는 소아환자를 진찰해 의학적 판단으로 입원 필요 대상자를 선정하고 추첨 후에는 대기자 리스트를 만들어 순서대로 입원함으로써 진료와 입원 절차가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20230525-개원 앞둔 어린이재활병원4
▲낮병동에 파견학급 6개반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는 치료 중인 장애아동을 위한 파견학급이 운영된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는 운동기능의 심한 장애로 인해 각급 학교에서 교육을 받기 곤란하거나 불가능해 복지시설·의료기관 또는 가정 등에 거주하는 특수교육대상자에게 필요한 경우 순회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는 해든학교 소속 파견학급 영아 1개 반, 유아 1개 반, 초등 2개 반, 중·고등 2개 반 개설돼 교육청 교사가 현장에서 정규 교육을 실시한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2층과 3층에 각각 파견학급 수업공간이 마련되었고, 특수학교 교사 7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5월 31일 오전 10시 30분 병원 1층 대강당에서 병원 파견학급 학부모 설명회를 열고 구체적 교육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의사부족 여전·국비 없는 적자경영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과제도 적지 않다. 먼저, 공공재활병원 소속 의료인을 확보하지 못해 충남대병원에서 의사들을 파견하고 있다. 재활의학과를 보더라도 의사 정원 3명 중 1명은 병원장을 겸한 충남대 의과대 교수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충남대병원에서 공공재활병원에 의사를 파견해 근무하는 형태다. 소아청소년과에서도 의사 정원 2명 중 1명만이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소속되었고, 다른 한 명은 충남대병원이 순환파견한 의료인이다. 또 입원병상이 가동되는 6월 말부터 야간 소아환자를 살필 당직의 2명이 필요한데 현재까지 지원자가 없어 공보의를 파견받아 대체하기로 했다. 특히,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정부 차원의 예산지원은 없어 대전시가 운영비 전액을 부담하는 실정으로 간호사와 치료사에 대한 연봉 등의 처우가 다른 민간병원보다 높지 않은 실정이다. 올해 병원 운영은 대전시가 운영비를 지원하고 충남대병원이 위탁받아 이뤄질 예정으로, 앞으로 국비지원을 통해 경영 안정을 이룰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남겨졌다.

▲기적의마라톤에서 시작된 '기적'

지역에서 어린이 재활병원 필요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2013년이었다. 당시 충청권에 개원한 재활센터에 소아 낮병동은 빠져 있었고, 소아 낮병동 조속한 운영을 촉구하며 서명운동을 시작한 것에서 촉발됐다. 이듬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여러 가족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고, 시민들의 호응으로 시민추진모임으로 발전했다. 2015년 사단법인 토닥토닥이 발족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이 시작됐고, '기적의 마라톤'을 계기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100대 국정과제에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약속하면서 2018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대전 건립이 확정됐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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