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음악, 회화, 조소, 건축, 사진에 이르기까지 온갖 형태의 예술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도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찾지 못한다. 더욱이 안개에 묻힌 듯 추상적이고 복잡한 현대 예술계는 우리와 상관없는 곳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음악계의 거장이며 대전시립합창단을 이끌어가는 예술감독겸 상임지휘자 '빈프리트 톨'의 지휘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푸르트벵글러 (1886~1954)를 보는듯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지휘자를 음악계에선 이탈리아어인 '마에스트로'라고 부른다. 오케스트라의 달인, 즉 '전 단원을 이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지휘자는 작품을 해석하고 오케스트라 단원을 연습시킨다. 그리고 연주회에서 손으로, 또는 몸으로 연주를 지시한다.
필자는 언젠가 노덕일 대전중구문화원장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지휘하는 모습을 보았다. 노덕일 원장은 공군 군악대 지휘자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지휘봉을 잡으면 지휘봉 잡은 두 손이 공중부양을 하면서 그렇게도 날렵하고 절도가 있었다. 지휘 그 자체만으로도 국보급 예술작품 그것이었다. 그 말 밖에는 필자의 말로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오른손으로 지휘봉을 들고 박자를 젓고, 왼손으로는 각종 음악적 표현을 나타내는 모습이 마치 신들린 사람의 모습 그 자체였던 것이다.
25일 열린 대전시립 합창단의 공연에서 지휘를 하는 '빈프리트 톨'의 절도있게 지휘하는 모습이 또한 그랬던 것이다.
'좀더 빠르게', '좀더 작게', '더 부드럽게', '더 몰아치듯이' 등등의 표현을 왼손으로 지시하며 머리로 싸인을 하는 것이다. 보통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는 한 지휘자가 몇십 년씩 조련한다고 한다. 그래야 그 오케스트라 특유의 색깔이 생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래세종일보 김명숙 기자가 쓴 기사에 의하면 "대전예술의전당에서 '파리넬리' 바흐(J.C Bach)를 만나는 감동적 연주회"라는 제목에 '파리넬리 바흐를 만나다' 라는 주제를 달고 "특별하고 감동적 연주회를 선사하다"라는 부제를 달아 본문을 이어갔다. 『대전시립합창단 주관으로 제161회 특별정기연주회가 열렸다. '파리넬리 바흐를 만나다.(Farinelli Meets Bach)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정기연주회는 오늘날 유명한 락 가수나 팝스타에 비견되는 18세기 유명 가수인 이탈리아의 카스트리토 파리넬리가 당시의 청중을 열광시켰듯이 파리넬리 영화를 연상시킨다』라고 하였다.
대전시립합창단의 공연 포스터 |
6월 15일~16일 오후 7시 30분에는 대전예술의 전당 앙상블홀에서 기획연주회를 연다고 한다. 기대가 크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한국 음악계가 세계적으로 알려질 때까지 이렇게 유능한 전문 음악인들로 하여금 대전 시립합창단을 맡게 하되, '빈프리트 톨' 같은 국보급 예술인들은 임기제 아닌 종년제로 하였으면 대전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김용복/평론가
김용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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