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 학교비정규직 쟁의 관련 공식 입장 밝혀… 입장차 여전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전교육청, 학교비정규직 쟁의 관련 공식 입장 밝혀… 입장차 여전

25일 기자간담회 열고 쟁점사항에 대한 입장·설명
조리실무원 릴레이 파업으로 일부 학교 급식 차질
학부모 잇단 불만·문의에 사태 쟁점·배경 설명 나서
노조 "우리가 죽어… 문제 해결할 수 있는 건 교육청"

  • 승인 2023-05-25 17:40
  • 신문게재 2023-05-26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대전지역 학교 공무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학교급식 조리실무원 노동환경 개선과 방학 중 생존 보장 등을 주장하며 사측인 대전교육청을 상대로 쟁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노사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25일 최근 지속되고 있는 대전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쟁의행위 관련 쟁점 사항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쟁의에 참여하는 조리실무원의 공백으로 학교급식에 차질이 생긴 데 대해 학부모 불만과 문의가 잇따르자 주요 쟁점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에서 의견이 다른지 정식으로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오찬영 대전교육청 행정과장은 이날 기자실을 방문해 크게 세 가지 쟁점에 대해 설명했다. 비정규직 노조의 요구와 일치하는 부분으로 ▲방학 중 비근무자 연간 근무일수 320일 보장 ▲상시근무자 자율연수 10일 보장 ▲조리원 배치기준 완화다.

KakaoTalk_20230525_171014413
오찬영(가운데) 대전교육청 행정과장이 25일 대전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쟁의행위 관련 쟁점사항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효인 기자
각각 사안에 대해 교육청이 수용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방학 중 비근무자 연간 근무일 320일 보장'은 노조가 방학 중 출근하지 않아 발생하는 생계곤란을 막기 위해 출근 일수를 보장해 달라는 요구다. 급식 조리실무원 등 일부는 개학 전 준비 등으로 일부 출근일수를 보장받지만 그 일수가 적고 아예 보장되지 않는 직종도 많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근로기준법'을 이유로 들며 근로 제공 없이 임금을 지급받는 상황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맞지 않고 상시근무자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17개 시도교육청 중 방학 중 비근무자 근무일수를 320일 보장하는 교육청은 인천교육청이 유일한데, 인천교육청이 기본 원칙을 완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상시근무자 자율연수'는 돌봄전담사나 행정실무원 등 방학 중에서 근무하는 이들에게 연간 10일 이상의 자율연수를 부여해 달란 것이다. 방학 중 교사들이 자율연수를 하는 것과 같이 자체 연수와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근로기준법 적용받는 공무직원에게는 법적 근거가 없고 휴식이 필요할 땐 연차와 병가 제도가 있다"며 "근로기준법상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 그 대안으로 복지 근로조건 향상 등 절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리실무원 배치기준 완화에 대해선 노조 측이 주장하는 실무원 1인당 학생 수 96명은 불가능하며 현재 113명에서 전국 평균 수준인 107명까지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땐 223명이 더 필요하지만 공무직 정원과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증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107명까지 낮출 때 증원되는 인원수에 대해선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각 사안에 대해 쟁점을 설명한 결과 교육청과 노조의 간극은 극명히 드러났다. 노조의 투쟁 수위는 연일 높아지고 이날 기준 19개 학교에서 급식 파업이 일어났지만 양측 모두 강경한 입장이다.

4개 학교가 현재 무기한 급식 파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부 학교 운영위원회는 교육청을 방문해 노사 양측에 사태 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전지부(학비노조) 한 조합원은 "인력 배치가 안 되면 우리가 죽는다. 5년 동안 아이들에게 피해 안 가도록 참고 해결하려 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교육청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포기하고 현장으로 돌아가라는 건 그냥 지금 이대로 살라는 것"이라며 "이 방법 아니면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한편 대전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5월 15일부터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무기한 천막농성과 함께 쟁의행위를 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