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 3.50%를 유지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을 통해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했다.
시장에선 2월과 4월, 이날까지 총 세 차례 3.50%로 기준금리가 동결되자 고금리 기조가 막바지에 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기준금리는 가파르게 올라왔다. 한은은 2021년 8월과 11월, 2022년 1월,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 올 1월까지 0.25%포인트씩 8차례, 0.50%포인트씩 두 차례 총 3%포인트 금리를 올려왔다. 0.50%에서 3.50%까지 기준금리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온 것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는 불안한 경기 상황과 금융시장 위험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계속 금리 인상으로 압박하면, 취약한 저축은행에서부터 부실 문제가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도 이 같은 부실 문제가 포착된다. 한은에 따르면 2월 대전·세종·충남의 2금융권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한은이 2013년 1월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2월 대전의 비은행금융기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1조 387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8%나 폭등했다. 세종도 2조 2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나 급증했으며, 충남은 17조 598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6% 확대됐다. 대전과 세종, 충남 모두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다만,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여지는 남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자신을 제외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모두 이번 금리 인상기 최종금리 수준으로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전하면서다.
이 총재는 "(3.75%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이유는 2가지"라며 "소비자물가(상승률)가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 지속할지, 이것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연내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소비자) 물가(상승률)가 확실하게 2%에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기 전까지 인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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