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시대 속 눈물과 땀으로 버텨낸 노인세대의 삶을 다룬 연극이 대전에 열린다.
39년의 역사의 대전 극단 앙상블은 130회 정기공연작 '봄, 여름, 가을, 겨울'을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한남대 서의필 홀 무대에 올린다. 이번 연극은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겪은 노인들의 일생을 사계절로 비유해 그려낸다.
연극은 가슴 먹먹한 순간의 연속이다. 포성이 들리는 한국전쟁 끝 무렵 1월. 매서운 추위가 휘몰아치는 경북 영덕군 어느 두메산골, 춥고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동생 정남(10)이와 정님(5)을 달래며 양식을 구하러 이웃마을로 간 엄마를 기다리는 정연이(13), 그러나 출산을 앞둔 산달로 허기져 눈밭에 쓰러진 엄마를 피난 가던 동네사람이 발견 집으로 데리고 오지만 엄마는 해산을 하고 숨을 거둔다. 엄마의 시신을 부여안고 우는 어린 삼 남매, 피난 가지 못한 동네 노인들에 의해 겨우 장례를 치렀지만 살길이 막막하다.
연극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삶을 위로하고, 감사함을 되새긴다.
이종국 극단 앙상블 대표는 "지금 우리가 여기 이렇게 존재하는 것은 나를 낳아주시고 사랑으로 길러주신 나의 아버지 어머니 덕분"이라며 "최하위 빈민국가에서 최정상 나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공한 나라가 되어 이렇게 잘살게 된 것은 우리 가족 중 가장 어르신이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눈물 덕분이다. 우리들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눈물은 곧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극의 극본·연출을 맡은 도완석 작가는 "성실함과 삶의 목표, 인생의 꿈이 모두 눈물 안에 들어 있어야 그 소중한 가치들이 내 것이 될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은 내 인생의 사계 중에 겨울날이었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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