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대학혁신을 위한 담대한 벽 허물기와 사이버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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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대학혁신을 위한 담대한 벽 허물기와 사이버대학

  • 승인 2023-05-23 17:13
  • 신문게재 2023-05-24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이동진 건양사이버대 총장
이동진 건양사이버대 총장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결과에 따르면, 대학입학자원은 2022년 기준 46만명에서 2040년이 되면 26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며, 존폐 위기에 놓인 대학의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이런 현실은 향후 10~15년을 대학혁신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보는 견해에 힘을 더 실어주고 있다. 아마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가 '혁신', '융합', '창의'라는 단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가만히 이 세 단어를 종이 위에 적어놓고 보면 공통점 하나가 머릿속에 떠오르게 되는데, 그것은 '벽 허물기'다. 벽을 허물지 않으면 혁신도 융합도 창의도 없다.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대학이 과감한 혁신의 대전환을 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벽들에 대해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의 대학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산업구조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교육체제의 전반적인 개혁에 대한 사회의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의 성장속도 대비 대학교육의 경쟁력은 하위권에 정체돼 있다. 대학의 현실을 좀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는 대학교육과정의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고, 디지털 시대와 팬데믹의 경험은 교육방법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학문간 그리고 교수간의 견고한 벽을 유지하며 공급자 중심의 교육과정 유지를 통해 자기의 밥그릇을 사수하는 것에 온힘이 집중돼 있다. 그래서 대학혁신을 위해서는 자기만의 안전과 안일함을 위해서 세워둔 벽을 허물어야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질문은 '지역대학은 국가 균형발전의 중심축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사이버대학이 속한 재단은 오프라인 대학이 있고, 지역과 발을 맞추면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둬왔다. 그러나 수도권-비수도권 격차가 심화되면서 지역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됐다. 실제 2021년 기준 인구감소지역 85곳이 비수도권이며, 같은 해 대학 미충원 신입생의 75%인 3만여 명이 지방에 집중돼 있다. 이제는 지역 우수인재 및 고등교육을 받고 싶은 인재들이 가고 싶어하는 대학, 그리고 지역발전의 싱크탱크로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지역대의 육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래서 대학혁신을 위해서는 지역의 삶과 대학의 교육 사이에 그어져 있는 벽을 허물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은 '국가와 지자체는 대학에 대해 자율적인 혁신을 과감하게 지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그간의 대학을 위한 지원사업들은 대학별 특성과 지역 여건이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지원으로 인해 대학이 자율적인 혁신을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충남도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북부권(천안·아산)은 대한민국 디지털수도, 내포권(홍성·예산)은 내포혁신도시, 서해안권(당진·서산·태안·보령·서천)은 국제해양레저관관광벨트, 백제권(공주·부여·청양)은 문화명품관광도시, 내륙권(계룡·논산·금산)은 국방특화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밑그림을 완성했다. 이제 국가-지자체-대학간 협력적인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규제 혁파와 자율성 보장이 필수적으로 대학이 걸어야 할 미래의 길이 된 것이다.



우리는 벽을 허물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혁신을 논하면서 과연 이것이 현재의 규정이나 법 제도에서 가능한지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곤 한다. 규제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혁신은 불가능하다. 대학혁신을 위해서 우리가 허물어야 하는 벽은 대학과 산업간에 세워진 대학의 학사구조와 교수학습방법을 전면을 방해하는 벽,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창업과 창직을 방해하는 벽, 학문과 학과 간에 놓여진 경직된 학사제도를 조장하는 벽들이다. 지금까지 나열한 모든 벽들은 애초부터 사이버대학에는 없었다. 사이버대학은 이러한 벽을 담대하게 허물면서 모든 제약과 규제들을 풀어내고 연결해주는 '험한 세상의 다리'가 돼왔다. 벽을 허물지 못하고 기존의 틀 속에서 변화하는 것을 혁신이라고 하면서 만족하기에는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참 아이러니 한 점은 애초에 세상에는 벽이 없었고, 사이버대학의 설립과 존재의 목적은 그것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동진 건양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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