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학비노조 교섭 중 교육청 직원 상해… 과도한 방호 도마

대전지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전지부(학비노조)가 급식 조리 실무원 증원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출근길 대전교육청 직원이 상해를 입는 일이 발생했다. 당일 주 출입문을 폐쇄하면서 진입이 차단되자 몸싸움을 일어나며 벌어진 사건으로 불필요한 방호로 인해 상해와 노노갈등을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교육청 소속 공무원으로 구성된 대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이하 대전교육노조)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근 중인 조합원이 상해를 입은 사건에 대해 규탄한다고 밝혔다.

사건은 5월 16일 출근 시간대 발생했다. 대전교육청은 전날 학비노조가 교육감실 점거를 예고하자 주 출입문인 정문을 봉쇄했다. 건물 뒤편을 통한 후문으로 진입이 가능하게 했지만 직원 상당수가 불편함을 겪자 일부 출입구를 개방했다.

이 과정서 학비노조 조합원이 청사로 진입하기 위해 문을 잡고 버티는 상황이 일어났고 통행하려던 40대 여성 공무원이 학비노조 조합원과 함께 쓰러졌다. 이 공무원은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고 잠시 의식을 잃었다는 게 대전교육노조의 설명이다. 이후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정확한 진단명이나 치료 기간은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왼쪽 팔 사용이 어렵고 뇌진탕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전교육노조는 학비노조가 조합원인 직원을 상해 입힌 것과 관련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후 논의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학비노조가 청사 내 실무 부서를 점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상적인 근무를 못하도록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비노조를 향해 사과와 보상대책을 요구하고 대전교육청을 향해선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고발과 안정적인 근무여건 조성을 위한 방호 대책 수립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학비노조 이영주 지부장은 "교육청이 모든 문을 닫고 직원들이 다 출근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문 앞에서 충돌이 일어나 같이 넘어졌고 노조 직원도 함께 굴렀다. 고의는 없었으며 이후 병원에 갔지만 검사를 받고 있어 만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2023년 3월 31일 전국적으로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이 진행된 당일 대전교육청 정문이 닫혀 있는 모습. 임효인 기자

학비노조는 법 테두리 안에서 쟁의행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당일 대전교육청이 청사 방호를 이유로 출입문을 폐쇄하지 않았어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비노조와 대전교육청의 쟁의행위 단체협약에 따라 교육청 출입을 통제하지 않게 돼 있다는 설명이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실로 들어가겠다고 하니 통제를 안 할 수가 없었다"며 "직원들을 따로 배치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앞으론 세부적으로 검토해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안전교육을 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비노조는 급식 조리실무원 증원과 방학 중 근무 일수 확대, 상시전일제 자율연수 신설 등을 주장하며 5월 15일부터 단체협약 교섭을 위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임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