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이 제2시립미술관, 음악 전용 공연장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대전시] |
두 시설은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높이고 동·서간 문화 격차를 해소한다는 목적 그 이상을 담고 있다. 단순 문화기능을 넘어 대전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수 있어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2시립미술관과 음악 전용 공연장을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명품 디자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1997년 개장 당시 독특한 외관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었다. 물고기나 꽃이 뭉쳐있는 듯한 형상은 소장품보다 건축물에 관심을 더 끌게 만들었고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객들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자연히 문화와 관광산업이 발달하면서 도시는 체질 변화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구겐하임 미술관은 매년 세계 각지에서 100만 명이 찾는 명소이자 하나의 예술품으로 자리매김했고 낙후된 공업도시 빌바오는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탈바꿈했다.
그렇담 대전판 구겐하임은 가능할까? 일단 디자인에 올인한다. 대전시는 두 시설 건립을 건축디자인 시범사업으로 추진한다.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의 유명 건축가들로부터 다양한 디자인을 받아볼 계획이다. 특히 '선(先) 디자인, 후(後) 설계' 원칙을 적용해 디자인 우선순위를 높였다.
이장우 시장은 "전체 예산을 미리 잡아놓으면 결국 정해진 예산에 맞출 수밖에 없다"며 "일단 디자인 작업에 예산이 얼마나 들지를 정확히 따져보고 나중에 해당 디자인을 바탕으로 설계하도록 선 디자인, 후 설계 원칙을 적용해 예산을 확실히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설 규모나 면적은 충분하다. 제2시립미술관은 기존 시립미술관의 2배인 연면적 1만6852㎡ 규모(지하 1층·지상 2층)다. 음악 전용 공연장도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연면적 3만㎡)로 조성한다. 두 시설의 자체 경쟁력을 떠나 미술관과 공연장이 집적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곳을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로 조성하려는 목적이기도 하다. 부지인 중촌시민공원은 대전시가 소유해 보상 문제에서 자유롭다.
인근 환경도 손을 본다. 바로 앞 유등천까지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해 시민들의 볼거리를 높이고 문화와 자연의 공존을 꾀한다. 인근 중촌동과 탄방동을 잇는 용문교를 디자인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즉 제2시립미술관과 음악 전용 공연장 건립은 건축물 자체로 예술성을 인정받아 유명세를 타고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대전판 '구겐하임' 구상이다.
이장우 시장은 "중촌시민공원은 바로 옆에 유등천이 흐르고 개방된 공간이라 제2미술관과 음악 전용 극장이 들어설 최적지"라며 "야간경관조명을 유등천에 설치해 더욱 아름답게 조성하고 중촌동과 탄방동을 잇는 도로(다리)를 디자인에 포함하는 안도 검토하겠다. 세계적인 건축물을 건립해 이곳을 제2의 성장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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