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혈·봉합 거부 등 간호사 준법투쟁… 병·의원 진료차질 아직 없어

대전시간호사회 간호사들이 이달 초 서구 갑천변에 모여 환경정화 봉사활동에 앞서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대전과 충남 간호사회가 대리수술, 기관삽관 등을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조만간 시행하기로 하고, 그보다 앞서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되는 간호법 거부권 행사 규탄 집회 참석을 위해 집단 연차를 내기로 했다.

대한간호협회가 준법투쟁의 일환으로 법률을 준수해 대리처방, 대리수술,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동맥혈 채취, 항암제 조제, 기관 삽관, 봉합, 수술 수가 입력 등을 앞으로 수행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전·충남 간호사회도 행동을 함께한다. 이들 업무는 그간 병원 인력문제 등으로 관례적으로 간호사들이 해왔지만, 의료법상 간호사가 해선 안 되는 불법 의료 행위를 앞으로는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18일 현재까지 지역에서는 관련 공문이 각 병원에 전달되지는 않았다.

대전시간호사회 관계자는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로 일선 의료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은 참담한 마음으로 낙담하고 있다"라며 "대전간호사회에서도 회원들의 동의를 받아 준법투쟁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4시 기준 대전·충남의 주요 의료기관에서 간호협회의 준법투쟁 영향으로 인한 의료공백은 다행히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의원급 개인 의료기관에서는 지금도 간호조무사가 주요 구성원으로서 환자를 돌보는 중으로 간호사회의 준법투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진료 차질을 빚지 않았다. 또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서도 진료에 차질을 빚을만한 집단행동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업무를 거부해 진료가 늦어지거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상황은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대외적인 투쟁과 달리 병원 내에서는 동료로서 각자 맡은 역할을 계속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전·충남 간호사회는 19일 오후 2시 광화문 대규모 규탄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기로 하고, 대전에서만 전세버스 10대에 간호사들이 나눠 탑승해 연차를 내고 동참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의료현장의 동향을 파악하면서 진료와 수술 공백 발생 시 비상 진료 대책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의료현장에서 간호사 단체의 준법투쟁으로 인한 진료차질 등은 보고된 사례가 없고, 계속 모니터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