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이치현 자택에서 만난 쓰지 아츠시(85) 씨가 최근 대전시 등록문화재에 지정된 보문산 별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본 아이치현=임병안 기자) |
대전 중구 보문산에 일제시대 후지추 양조공장의 쓰지 만타로(1909~1983)가 지은 별장이 지난 3월 대전시 등록문화재가 된 가운데, 만타로의 아들 쓰지 아츠시(85) 씨는 최근 중도일보와 만나 별장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중도일보는 2022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일본 일한시민네트워크와 대전이 고향인 재조일본인(在朝日本人)을 취재·보도했고, 올해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일한시민네트워크 초대를 받아 재방문해 2차 취재를 이어갔다.
5월 12일 일본 아이치현 그의 자택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만난 쓰지 아츠시 씨는 대전에서 태어나 8살까지 대전역 옆에서 살았고, 보문산 별장이 대전시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는지 먼저 물어왔다. 보문산 대사지구 목재문화체험장 아래 위치한 별장은 1931년 그의 아버지 쓰지 만타로가 건립한 아담한 단층 주택으로 외부에 돌출된 창문과 시멘트 블럭 등 일제강점기 주택의 형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쓰지 만타로는 대전 원동의 후지추 양조공장에 자신의 주택을 지을 때는 일본에서 나무를 가져왔으나, 보문산 별장은 조선 소나무를 사용해 조선과 일본의 건축양식을 혼합해 지었다. 대전시는 3월 해당 별장을 '대전 보문산 근대식 별장'이라고 이름 붙여 대전시 등록문화재로 확정·고시했다.
별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전적으로 대전시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전제에서 쓰지 씨는 "저희 아버지(쓰지 만타로)는 책을 좋아해 이불 속에서 몰래 책을 읽었을 정도였다고 들었고, 아버지가 만들어 가족들이 머문 별장을 대전시가 보전해줘 감사한 마음"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공간이자, 시민들이 차를 마시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자신의 소장품을 대전시에 기부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1945년 11월 일본으로 귀환 후 대전을 그리워하면서 그의 아버지가 1950년 직접 그린 대전 풍경화와 후지추 양조공장에서 간장을 담을 때 사용하던 그릇 등이 대표적이다.
대전시 등록문화재가 된 쓰지 만타로의 보문산 별장. (사진=임병안 기자) |
쓰지 씨는 "가장 최근인 2015년 대전을 방문했을 때도 후지추양조에서 일을 시작해 기업을 일군 창업자의 후손을 만나 그의 집에서 환대를 받은 감사한 기억이 있다"라며 "시민들이 찾을 수 있고 일본과 교류를 상징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저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후지추양조 쓰지 만타로의 아들 쓰지 아츠시 씨가 대전시 등록문화재가 된 별장 옛 모습을 손으로 가르키고 있다. (일본 아이치현=임병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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