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대한간호협회 주최로 열린 간호법 공포 촉구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사진=연합뉴스) |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는 16일 윤 대통령이 오전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직후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간호법을 제정하겠다는 약속은 증거와 기록이 차고 넘치는데도 대통령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간호법 제정 약속과 공약을 파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고, 총선기획단 활동을 통해 간호법을 파괴한 정치인과 관료들을 단죄하겠다"고 강조했다. 거부권이 행사되면서 간호법은 다시 국회로 넘어가 재표결에 부쳐질 전망으로 야당 단독으로 의결되기 어려워 부결 후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간호사 단체는 PA(진료지원인력) 간호사들의 준법투쟁 등 단체행동 방식과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앞서 간호협회는 지난 일주일간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참여 인원 중 98.6%인 10만3743명이 간호법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적극적인 단체행동이 필요하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1923년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협회 차원의 집단행동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사상 첫 집단행동도 예고하고 나섰다.
대전간호협회 관계자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그간의 모든 진실을 국민께 소상히 알리고, 간호법 제정을 위한 투쟁을 끝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간호법제정안에 반발해 총파업을 예고한 의사·간호조무사 단체 등은 국회에 재표결을 요구한 대통령 결정을 환영하며 17일 파업도 유보했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에 400만 회원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5월 3일과 11일 두 차례 연가투쟁 등 부분 파업을 벌였고 17일 보다 강도 높은 총파업을 예고했던 것도 국회 재의 때까지 유보하기로 했다. 반대로, 간호법 제정안과 함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선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을 전했다. 의료법 개정안에 따라 '범죄 구분 없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 의료인의 결격·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해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대전시의사회 관계자는 "'의료인 면허박탈법'에 대해서는 생명을 바라보는 의료인의 평등권과 직업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도록 재개정 절차에 국회와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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