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이번에는 ‘도약’할 수 있을까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이번에는 ‘도약’할 수 있을까

  • 승인 2023-05-17 10:33
  • 신문게재 2023-05-17 18면
  • 홍석용 기자홍석용 기자
홍석용
홍석용 편집부 기자
최근 '청년희망적금'을 해지했다. 겨울부터 인상된 가스, 전기요금 등 인상 여파로 가용할 수 있는 생활비 예산을 옥죄어 왔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텅장의 달' 5월까지 오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주변에선 '2년을 못 버티냐', '아깝지 않느냐'는 등의 말을 나에게 해왔다. 매달 고정비용만으로도 부담되는 상황이 왔기에 미련은 없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은 당시 가입자 286만80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 정책상품이었다. 하지만 1년도 채 안된 시점에 45만 명가량이 해지했다. 금리는 이자와 저축장려금을 합해 최고 연 10%에 달한다. 이토록 좋은 조건과 2년이라는 짧은 만기 기간에도 15% 가량이 포기했다. 흔히 말해서 청년들이 '참을성'이 없는 것일까. 사회가 너무 팍팍한 것일까.

다음 달 중 정부에서 '청년도약계좌'를 출시한다.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도약계좌가 출시된다. 가입 대상자는 개인소득 6000만 원 이하이면서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이다. 가입자가 매달 40만~70만원을 계좌에 넣으면 정부가 월 최대 2만4000원을 더해주고 이자소득에 비과세 혜택까지 준다. 5년간 매달 70만원을 적금하면 최대 5000만원까지 가져갈 수 있다. 단, 의무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해지를 한다면 그동안 받은 소득세 감면세액까지 추징된다는 단점도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희망적금보다 만기가 3년씩이나 기간이 더 길다. 실제로도 중도 해지하는 사례가 더욱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당초 공약에서 '10년 만기'였는데 절반으로 준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뉴스에서는 매일 고물가, 고금리로 도배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5년 만기를 유지할 자신이 없다. 이런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청년관련 소식들로는 'SNS 거지방' 유행, '앱테크' 등이 있다. 거지방이란 지출 내역을 서로 공유하며 절약을 유도하는 활동을 말한다. 앱테크는 광고를 보거나 퀴즈 풀이 등의 행동을 하면 캐시백이나 현금을 주는 방식으로 소액을 벌어 '짠테크'라고 불리기도 한다. 해당 행동들의 유행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극단적 절약만이 살길'이라는 풀이와 청년층의 유희로 보는 관점으로 양분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청년층 사이에서 '플렉스'라고 일컬어지는 과시소비 행태와 상반되는 움직임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정부도 청년도약계좌의 중도 해지와 관련해 대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 후 다른 자산 형성 상품과의 연계 등을 통해 실질적인 자산 형성 지원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MZ를 위하는 정부를 표방하는 만큼, 부디 현재 경제, 사회적 상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정책 상품을 기대해 본다.
홍석용 기자 hs94551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