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용 편집부 기자 |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은 당시 가입자 286만80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 정책상품이었다. 하지만 1년도 채 안된 시점에 45만 명가량이 해지했다. 금리는 이자와 저축장려금을 합해 최고 연 10%에 달한다. 이토록 좋은 조건과 2년이라는 짧은 만기 기간에도 15% 가량이 포기했다. 흔히 말해서 청년들이 '참을성'이 없는 것일까. 사회가 너무 팍팍한 것일까.
다음 달 중 정부에서 '청년도약계좌'를 출시한다.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도약계좌가 출시된다. 가입 대상자는 개인소득 6000만 원 이하이면서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이다. 가입자가 매달 40만~70만원을 계좌에 넣으면 정부가 월 최대 2만4000원을 더해주고 이자소득에 비과세 혜택까지 준다. 5년간 매달 70만원을 적금하면 최대 5000만원까지 가져갈 수 있다. 단, 의무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해지를 한다면 그동안 받은 소득세 감면세액까지 추징된다는 단점도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희망적금보다 만기가 3년씩이나 기간이 더 길다. 실제로도 중도 해지하는 사례가 더욱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당초 공약에서 '10년 만기'였는데 절반으로 준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뉴스에서는 매일 고물가, 고금리로 도배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5년 만기를 유지할 자신이 없다. 이런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청년관련 소식들로는 'SNS 거지방' 유행, '앱테크' 등이 있다. 거지방이란 지출 내역을 서로 공유하며 절약을 유도하는 활동을 말한다. 앱테크는 광고를 보거나 퀴즈 풀이 등의 행동을 하면 캐시백이나 현금을 주는 방식으로 소액을 벌어 '짠테크'라고 불리기도 한다. 해당 행동들의 유행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극단적 절약만이 살길'이라는 풀이와 청년층의 유희로 보는 관점으로 양분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청년층 사이에서 '플렉스'라고 일컬어지는 과시소비 행태와 상반되는 움직임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정부도 청년도약계좌의 중도 해지와 관련해 대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 후 다른 자산 형성 상품과의 연계 등을 통해 실질적인 자산 형성 지원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MZ를 위하는 정부를 표방하는 만큼, 부디 현재 경제, 사회적 상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정책 상품을 기대해 본다.
홍석용 기자 hs94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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