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규 변호사 |
제60회 법의날 대한변호사협회 표창을 받은 강재규 변호사는 둔산 법조타운에서는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새 인물이다. 2020년 변호사가 되어, 그의 사무실은 법원에서 멀리 떨어진 유성 궁동에 있었다. 그럴듯한 공간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 머물러 책상만 빌려서 사용하는 이른바 공유 오피스라고 불리고 곳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해 2년간 수행했다. 대전에 등록된 변호사 97%가 법원이 있는 둔산동 한 마을에 모여 활동하는 중에 둔산동 아닌 곳에 공유 오피스를 사무공간으로 사용한 변호사는 찾아보기 드물 것이다. 더욱이 그는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직함을 내려놓고 대학가의 공유 오피스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해 말에서야 공유 사무실을 떠나 법률사무소 진언에서 여러 명의 동료와 함께 대표변호사라는 직함으로 둔산동 법조타운에 합류했다.
강 변호사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강연하는 일에 더 집중하고 싶었고, 마침 진행 중이던 교수님과 연구 프로젝트가 있어 굳이 둔산 법조타운에 있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었다"라며 "대학생과 인근 주민들이 법률 상담을 받고 싶다며 문턱 낮은 우리 사무실을 수시로 방문해 제가 오히려 현장감을 키울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사무실을 옮기면서 사건을 수임하고 법정에 출석하는 횟수는 늘었으나, 지금도 강단에 서고 학생들을 코칭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대학 두 곳에서 장래 공무원을 대상으로 형사법 등을 가르치고, 법률강연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최근에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강연 요청을 받아 1박2일 공부하고 검사 출신의 동료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강 변호사는 "학창시절 아르바이트를 놓을 수 없는 환경이었고, 변호사시험을 포기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던 때도 있었다"라며 "강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부할 수 있고 청중과 대화하는 게 재미있어 학교, 평생교육진흥원, 소모임 등 찾아가고 있으며 다양한 법률 소양강의 활동으로 대한변호사협회 표창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저소득층과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단체를 오랫동안 후원하고 있다.
그는 시민들에게 기본의 법률 소양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데, 갈등이 법률적 문제로 비화됐을 때 준비되지 않은 경우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례를 빈번히 목격하기 때문이다.
강 변호사는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한 번에 삶을 송두리째 바뀔 수 있는 것이 법률문제인데도 법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은 지극히 소극적"이라며 "비례, 신뢰, 평등의 법 소양 교육 원칙을 이해한다면 법률적 갈등을 오히려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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