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옥 대전동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 |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는 '감사'는 가장 중요한 인간의 품성으로 인격의 성숙도에 따라 감사의 차원이 달라진다고 한다. 초급은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일에 감사하고, 중급은 당연시하는 일에 감사하며, 고급은 불행 속에서도 감사한다고 한다. 의학적으로 범사(凡事)에 감사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긍정 호로몬인 세로토닌, 옥시토신 등이 분비되어 면역력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건강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감사해서 건강한 것이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감사의 힘도 있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의 저자인 에모토 마사루 박사는 물을 다양한 언어와 음악, 감정에 노출시킨 후 얼려서 현미경으로 촬영하는 실험을 했다. 같은 물이지만 단어의 의미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물에게 '감사'라는 말을 들려주면 대칭적인 정육각형의 결정을 만들었고, '바보'라는 말을 들려주면 비대칭으로 일그러진 결정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는 '감사'의 감동 파동에 의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물은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에 우리 몸에도 이러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놀라운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감사의 능력은 인간이 가진 모든 가능성을 완전히 회복시켜 준다고 한다.
사생아로 태어난 흑인 소녀는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삼촌의 성폭행으로 14세에 미혼모가 됐고, 아기가 태어난 지 2주만에 죽자 충격으로 가출해 마약과 알코올로 얼룩진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러나 현재 그녀는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으로 우뚝 섰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이야기다.
절망적인 시기를 보낸 그녀가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가 가르쳐 준 '감사의 일기' 덕분이었다. 그녀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감사한 일 다섯 가지를 일기장에 적었다고 한다. 매일의 감사가 오늘의 윈프리를 만든 에너지가 된 것이다.
우리는 감사한 환경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항상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 감사의 일기를 쓰다 보면 우리가 간과했던 소소한 행복과 주변에 있는 것들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필자는 1990년 2월 공무원에 입직했다. 교육행정직으로 근무해 온 지난 33년이란 세월은 기쁨과 감사의 시간들이었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우여곡절을 겪을 때마다 늘 힘이 되어준 가족과 직장 선·후배, 동료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퇴직을 앞두고 시작되는 인생의 후반전, 내 앞에 펼쳐진 하얀 도화지에 어떤 그림들로 채워 나갈지 벌써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어릴 때 즐겨 읽었던 '빨강머리 앤'을 떠올려 본다. '이 길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저는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라고 말한 빨간머리 앤처럼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일상을 작은 감사들로 채워 나간다면 퇴직 후의 내 삶도 분명 행복해지리라 믿는다.
탈무드에는 이런 말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며, 가장 행복한 사람은 모든 일에 감사하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감사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며 찾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다. 그리고 표현하지 않는 감사는 감사가 아니며 감사한 것은 표현할 때 비로소 완성이 된다. 올해는 '감사'라는 말 한마디에 진심을 가득 담아 주변의 고마운 분들에게 먼저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조윤옥 대전동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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