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초구 서초1동 자동차산업협동조합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필자의 강의는 대학교수, 큰 기업의 CEO 등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분들이 많이 참석하셔서 처음부터 긴장되었다.
하지만 곧 마음을 풀고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의 내용은 '책을 내면 인생이 바뀐다'를 시작으로 했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 1. 내 별명은 왜 '홍키호테'인가?(첫 출간 때 440번 도전) /2.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았던 삶의 힘겨움(소년가장의 험로) / 3. 불학의 혹독한 대가(비정규직. 계약직. 경비원 따위의 변방 점철) / 4. 자녀교육의 중요성(도서관이 답이었다) /
5. 만 권의 독서 달성(독서파만권 하필여유신(讀書破萬卷 下筆如有神)을 이루다) / 6. 시민기자 경력(20년 집필은 작가의 디딤돌) / 7. 출판기념회(크라우드 펀딩)의 비밀 / 8. 신춘문예에 빠진 허송세월 5년 후회막급(그 시간에 책을 냈다면?) / 9. 글은 매일 써라(좋은 습관은 제2의 재산) / 10. 책을 내면 삶이 바뀐다(무명소졸에서 기자, 작가, 강사까지 영역 확장) =
이어서는 '호사유피인사유책(虎死留皮人死留冊)'을 설파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은 책을 남긴다는 의미로, 호사유피인사유명(虎死留皮人死留名)을 변형한 나름 신판 사자성어였다.
다음으로는 '책 쓰기로 팔자 고친 사람들'로써 영국 작가 조앤 롤링과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을 소개했다.
이어 인도 지도자 '간디'의 명언인 "천 번의 기도보다 작은 한 번의 행동이 중요하다"와 《톰 소여의 모험》 저자이자 미국의 문호였던 마크 트웨인이 남긴 말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게 금연이다. 나는 수백 번도 더 해봤다."를 동원하여 글쓰기와 나아가 책을 내려면 끈기와 실천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이순신과 원균의 차이'를 강연했다.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 수군의 대표적 장수는 이순신과 원균이었다. 둘의 용맹은 비슷했지만 결국 이순신은 불패의 명장이자 영웅이 된 반면, 원균은 치욕스런 패장으로 기록되었다.
그들의 공과를 비평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난중일기'를 쓴 이순신에 반해 원균은 그런 기록의 힘을 간과했음을 은연중 비교하고자 호출했다. 대한민국 직장인 중 약 50%는 1년에 단 1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은 유튜브와 같은 영상 콘텐츠 소비 증가로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는 인구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것은 불문율의 명제이다.
위 '강의 순서 5'에서 거론한 독서파만권 하필여유신(讀書破萬卷 下筆如有神)은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시성(詩聖)이라 불렀던 두보가 남긴 말이다. 이는 즉 '만 권의 책을 읽으면 글을 쓰는 것도 신의 경지에 이른다'라는 뜻이다.
독서가 얼마만큼 중요한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독서와 연관된 사자성어는 차고 넘친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은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공부한다'라는 뜻으로, 문방사우(文房四友)는 서재(書齋)에 꼭 있어야 할 네 벗은 종이와 붓, 벼루, 먹을 의미한다.
개권유익(開卷有益)은 '책을 펴서 읽으면 반드시 이로움이 있다'는 뜻으로, 독서를 권장하는 말이며, 독서삼매(讀書三昧)는 아무 생각 없이 오직 책 읽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상태를 비유한다.
가난해서 중학교라곤 문턱도 넘지 못한 내가 오늘날 명불허전의 고위급 인사님들 앞에서 감히 강의를 했다는 것은 오로지 만 권의 독서가 가져다준 어떤 빛나는 업적이다.
홍경석/ 작가, <두 번은 아파 봐야 인생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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