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수학을 통해 세상의 가치를 바꿀 수 있을까?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수학을 통해 세상의 가치를 바꿀 수 있을까?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 승인 2023-05-11 16:28
  • 신문게재 2023-05-12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쓸 수 있나요? 수학은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유클리드에게 한 제자가 물었을 때, 그는 "기하학을 배워서 눈앞의 이득만을 얻으려는 학생은 학문을 배울 자격이 없다. 돈 몇 푼을 주고 쫓아내어라!"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유클리드는 인류의 역사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으며 인류 문명의 발전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 책 '유클리드 원론'을 집필했는데, 유클리드 원론은 현재까지 이성의 계발과 지성의 훈련을 위한 독보적인 기초교재로서 사랑받고 있다. 유클리드가 이렇게 기하학을 삶의 숭고한 가치로 여기는 이유는 현재 학문의 전당인 아카데미로라 일컬어지는 플라톤이 세운 아카데메디아에서 교육을 받은 영향 때문이다.

플라톤은 그리스 아테네에 학원 아카데메이아를 개설하고 젊은이들에게 기하학적 사고방식인 논리적 사고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려고 했으며, 이런 연유로 현관에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 문 안에 들어오지 말라'라고 해 기하학을 삶에서 중요한 가치로 두었다. 수학이 삶에 관한 학문이라는 것은 그리스시대에서 수학에서 다루는 분야가 수론, 기하학(측량), 천문학 그리고 음악 등 삶의 필수요소들로 구성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또한, 수학이 죽고 사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다음의 일화에서 읽을 수 있다. 그리스 시대에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으로 작도하는 3대 작도문제가 있었으며, 3대 작도문제가 불가능함이 수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대수학이 충분히 발전한 19세기에 이르러서였다. 3대 작도 문제는 임의의 각의 3등분, 임의의 정육면체의 두 배 부피를 가지는 정육면체의 작도, 그리고 주어진 임의의 원과 같은 넓이를 가지는 정사각형의 작도이다. 여기서 2번째 작도문제는 델로스 문제(Delian problem)라고도 불린다. 그리스의 델로스라는 섬에 괴질이 돌아, 아폴론 신전에 신탁을 받았더니 신이 괴질을 없애주는 조건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라고 했다는 이야기로 꽤 많이 알려져 있다. 그리스인들은 단순히 각 변을 두 배씩 늘렸지만 그래도 괴질이 없어지지 않았는데, 이 방법은 부피를 8배로 증가시키는 것으로 올바른 해결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수학이 과학문명의 획기적인 전환을 유도하여 인류사회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사건은 뉴턴의 프린키피아의 발간과 AI에 의해서 촉발된 4차 산업혁명이라고 여겨진다.

1687년 뉴턴이 발표한 프린키피아(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는 과학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으며 현대 물질문명과 문화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과학적 전개에 대한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관찰과 실험을 통하여 가설을 이론화하는 귀납적 사고의 과학적 전개방식을 변화의 정도를 수식으로 표현하는 미적분학을 이용해 현상을 수식화하여 분석하고 이를 통해 관찰된 현상을 이해하는 연역적 방법으로의 과학적 사고를 전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게 되었다. 또한 현대사회의 전반에서 변화를 선도하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정확도와 생산성을 가지고 인간의 육체활동뿐만 아니라 정신활동도 대체해 사회 전반에서 변화를 주도함으로써 사회의 가치를 창조하는 4차 산업혁명을 촉발시켰다. 그런데, 이렇게 인공지능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데이터를 통하여 인공지능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수학적 방법론(학습법)이 제시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 삶의 가치는 진선미적 관점에서 생성된다. 진은 인간의 존재와 인간이 속한 자연의 절대적 진리에 기반을 둔 절대적 가치를 의미하며, 우리가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공생하며 개인과 타인의 행복을 더불어 추구하는 가치가 곧 선이다. 그리고 개인이 행동이나 몸가짐 그리고 태도 등에서 배어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욕구가 미로 승화된다. 그리고 생각하는 동물인 우리는 사고의 언어인 수학을 통하여 생각의 아름다움을 얻을 수 있으며, 그러기에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삶 속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까닭이다.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괴산고추축제에 32만2천명 찾아···건고추 완판 12억 원 판매
  2. [단독]단양수중보 3억6000만원 소송…관리책임 갈등 다시 법정으로
  3. 외딴섬 '집현동'이 뜨겁다… 9월엔 세종 '공동캠퍼스' 축제로
  4. 대전 선도지구 구역들, 주민대표단 신청 분주한데 승인 지연돼 '발 동동'
  5. 목요경마 신설, 평일 온라인 수요 키웠나…마권 매출로 성과 검증
  1. 지역경제계 2차 공공기관 대전·충남 우선배치 요구 힘받나
  2. [중도초대석]복수경 충남대병원장 "사람중심 의료혁신, 새병원 건립·AI전환 착수"
  3. [제일학원] 9월 모평 가채점 충남대 의예 281점·심리 229점 지원 가능
  4. 한밭대 총장 후보 3인, ‘100년 대학’ 미래전략 놓고 열띤 공방
  5. 대전교육청 결산자료 '부실' 지적…조직 효율성·예산 집행도 도마

헤드라인 뉴스


허태정 대전시장 "대전역세권 복합2구역 사업 무산 대비해라"

허태정 대전시장 "대전역세권 복합2구역 사업 무산 대비해라"

허태정 대전시장이 추진 무산위기에 놓인 대전역세권 복합2-1구역 사업에 대해 사업자 측에 정상화를 촉구하는 한편 무산 시 대응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허 시장은 8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시민들에게 이런(대전역세권 복합2-1구역 사업 무산 위기) 흐름이 알려진 건 최근이지만, 이미 시장 취임 전부터 사업이 진척되지 않아 무산될 위기라는 점을 감지했다"면서 "시가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한화컨소시엄 측에도 명확히 시 입장과 시민 목소리를 전달하고, 사업이 책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

"태안 안면도 관광개발 연내 결단"…박수현 지사, 지역현안 적극 지원 약속
"태안 안면도 관광개발 연내 결단"…박수현 지사, 지역현안 적극 지원 약속

충남도가 석탄화력발전소 단계적 폐쇄로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한 태안군의 미래 발전과 체질 개선을 위해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8일 태안군을 방문해 민선 9기 시·군 방문 브랜드인 '충남통(通)행' 두 번째 일정을 소화하며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 가로림만 해상교량 재도전, 안면도 관광지 개발 연내 결단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박 지사는 이날 태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군민과의 대화 행사를 통해 태안을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의 위기를 넘어 '서해안 대전환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한 총리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계획 수립, 만전 기해달라"
한 총리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계획 수립, 만전 기해달라"

한성숙 국무총리는 8일 최근 발표한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 "관련 부처는 대상기관 확정 등 연내에 발표할 추진계획 수립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해외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을 대신해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39회 국무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시대적 과제"라며 이같이 지시했다. 한 총리는 "물론 이전 대상 기관에는 결코 쉽지 않은 변화일 것"이라면서도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었음을 이해하고 함께해 주실 거라 굳게 믿는다. 정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나눔의 의미도 배우고 책도 읽고’ ‘나눔의 의미도 배우고 책도 읽고’

  •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 통합 찬반 투표 시작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 통합 찬반 투표 시작

  • ‘고장난 전자기기 고쳐드려요’ ‘고장난 전자기기 고쳐드려요’

  • 가을 문턱…탐스럽게 익어가는 도깨비 박 가을 문턱…탐스럽게 익어가는 도깨비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