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인권변호사 황인철 30주기 기림비 제막

25일 유성구 세동 생가지에서
유신시대 노동·인권사건 변론

10일 대전 유성구 세동 인권변호사 황인철 변호사 생가지에서 고인의 30주기를 맞아 기림비가 제막됐다.  (사진=민변 대전충청지부 제공)

대전 유성구 세동 출생의 '1세대 인권변호사' 황인철 변호사(1940~1993)의 30주기를 맞아 고향 생가지에 기림비가 세워졌다. 1961년 사법시험에 합격, 판사를 거쳐 1970년 변호사로 전업한 황인철 변호사는 1972년 유신시대가 도래한 때 반공법·긴급조치 위반 사건들과 노동 인권 사건을 앞장서 변호했다. 그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된 학생 변론을 맡은 것을 계기로 지학순 주교 구속사건, 김지하 시인 반공법위반사건, 3·1구국선언사건. 동아·조선투위사건, 청계피복노조사건, 한승헌 필화사건 등을 자청해 변호를 맡았다. 1세대 인권변호사로 정권, 경찰, 검찰, 정보기관, 법원의 부당한 법 집행과 판결에 억눌린 이들을 격려하며 용기를 줬다.

대전 유성구 세동 생가지에 마련된 황인철 변호사 기림비.  (사진=민변 대전충청지부 제공)

황 변호사가 세상을 떠난 지 30주기를 추모해 그의 생가지에 마련된 기림비는 아내 최영희 여사와 김병익 평론가, 이석태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고인의 동생 황인기 전 대전여고 교장, 김영희 한겨레 편집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됐다. 또 황 변호사가 변호를 맡은 민청학련 사건의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고인의 뜻을 기렸다. 고인은 군부 정권 시대에 활동하며 계간지 '문학과지성'을 창간(1970)하고, 문학과지성사 창사(1975)에 참여했다. 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천주교인권위원회 창립을 주도하고 자폐아들을 위한 계명복지회를 설립했다.

기림비 제막식에 참석한 문현웅 변호사는 "추모문집 '무죄다라는 말 한마디'를 읽으며 인권 옹호에 앞장선 우리 지역 선배 변호사를 마음에 품어왔고, 기림비를 제막해 기억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