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곳곳에 벽화 난립…도시재생 아닌 흉물만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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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곳곳에 벽화 난립…도시재생 아닌 흉물만 늘어난다

방치된 대전 도심 곳곳 벽화들…거리 흉물로
조성·삭제 수년째 반복하며 인력·혈세만 낭비
체계적 관리 필요…市 “삭제 사업 지속 추진”

  • 승인 2023-05-10 08:56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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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훼손된 대전 서구 내동, 변동 거리의 벽화(사진=심효준 기자)
대전 도심 곳곳에 조성된 벽화들이 오랜 기간 방치 속에 노후화되면서 거리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무분별한 조성 사업 후 관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탓인데, 도시 미관을 해치고 주민들의 불편이 늘어 대전시는 관리·보수를 위해 수년째 삭제 사업을 벌이는 실정이다. 조성과 삭제의 반복 속 인력과 혈세만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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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훼손된 대전 서구 내동, 변동 거리의 벽화(사진=심효준 기자)
9일까지 취재결과, 대전 내 벽화는 5개 자치구를 합쳐 1300점가량으로 집계되고 있다. 벽화 조성사업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도심 전역에 퍼지기 시작한 사업이다. 낙후된 원도심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객과 지역민들의 발길을 끌어보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문제는 조성 이후엔 별도의 관리나 보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멘트 벽면에 페인트를 바르는 방식이 대부분인 벽화 사업은 수명이 짧고 퇴색과 박락 현상이 심해 몇 년 사이 도시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전락하기 일쑤다. 본래 목적과 달리 되레 도심 노후화의 주범이 되고 있는 실정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그나마 있던 사람들의 발걸음도 줄어들어 인근 주민의 불만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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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색과 박락현상이 진행된 유성구 구암동 거리의 벽화.(사진=심효준 기자)
유성구 구암동 벽화거리 인근 주민 A 씨는 "요즘 개인 보수공사를 진행하며 담벼락의 벽화 재도색을 함께하는 집이 늘고 있다"며 "보기 싫고 의미도 부족한 오래된 벽화를 유지할 바에 차라리 없애는 게 낫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도심 곳곳에 수많은 벽화가 있는 만큼 훼손된 벽화에 대한 보수와 관리가 필요하지만, 여전히 벽화 조성사업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역 내 여러 기업과 민간단체들의 봉사활동, 일부 자치구의 사업으로 벽화는 난립하고 무관심과 방치 속 노후화를 거치며 또다시 도심의 낙후가 진행되는 것이다.

문제를 인지한 대전시가 공공일자리 사업과 연계하는 등 별도의 예산을 투입해 수년째 벽화 삭제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벽화 조성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 중인 현재로선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조성과 삭제의 반복 속 인력과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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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훼손된 대전 서구 내동, 변동 거리의 벽화(사진=심효준 기자)
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도시 미관을 해치는 일부 벽화에 대해 삭제사업을 전개했다"며 "올해는 아직 일정이 계획되지 않았지만, 내년도에도 새로운 예산을 수립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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