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자 : 孝(효도 효), 善(착할 선), 雙(쌍 쌍), 美(아름다울 미)
출 처 : 三國遺事(삼국유사) 권5, 孝善(효선)」9 眞定師孝善雙美(진정사효선쌍미)
비 유 : 효도(孝道)와 착함(善) 두 가지 모두 다 잘 함에 비유
5월은 가정(家庭)의 달이다.
가정(家庭)의 달 유래는 1993년 UN이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해 건강한 가정을 위해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취지로 5월 15일을 '가정의 날'로 제정했는데, 그 후 전 세계 국가들이 5월 15일을 '가정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1994년부터 '세계 가정의 날' 기념행사를 하기 시작하였고, 이어 2005년 1월 1일부터 5월을 '가정의 달'로 지정해서 특별한 날인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인의 날, 그리고 부부의 날로 이어져 5월을 온통 가정의 화합(和合)과 친목(親睦)등의 중요한 주제로 삶의 한 단면(斷面)을 되돌아보게 함은 물론 다채로운 행사 등으로 기념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5월 한 달 동안, 아니 일 년 내내 가정의 귀중함과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겨보고, 사랑하고 양보(讓步)하는 삶을 실천(實踐)하고 있다.
영어에서 '가족'을 의미하는 family는 원래 하인이나 노예를 뜻하는 라틴어 famulus에서 유래되었지만, 사람들은 종종 family의 어원에 관해 설명할 때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첫 글자들을 합성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 번 생각해 볼 언어구상이기도 하다.
우리 선조들은 가정의 화목(和睦)을 제일로 여겨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교과서(推句, 明心寶鑑)에 넣고 효(孝)를 근본으로 어릴 때부터 가르쳤다.
선조들은 '효백행지본(孝百行之本/ 효는 모든 행함의 근본이다)'이라 하고, 자식이 효도하면 양 부모가 즐겁고, 가정이 화목하여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라고 가르쳤다. (明心寶鑑 治家篇)
진정법사(眞定法師)는 신라 사람이다.
승려가 되기 전에는 군졸(軍卒)이었는데, 집이 가난해서 장가를 들지 못하였다. 부역(賦役)을 하면서도 품을 팔아 곡식을 얻어 홀어머니를 봉양하였다. 집안에 재산이라고는 단지 다리 부러진 솥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일찍이 군대에 있을 때 남들이 의상법사(義湘法師)가 태백산(太伯山)에서 불법(佛法)을 설하고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는 말을 듣고 바로 사모하는 마음이 생겨 어머니에게 "효도(孝道)를 다한 후에는 의상법사(義湘法師)에게 가서 머리를 깎고 불도를 배우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어머니가 말하기를, "불법(佛法)이란 만나기 어렵고 인생은 너무도 빠르니 효도를 다 마친 후라고 말한다면 또한 늦지 않겠느냐? 어찌 네가 가서, 내가 죽기 전에 도를 깨달았다는 소식을 들려주는 것만 같겠느냐? 부디 주저하지 말고 빨리 가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였다.
이에 진정(眞定)이 말하기를, "어머님의 만년(晩年)에 오직 제가 곁에 있을 뿐인데, 어찌 차마 어머님을 버리고 출가를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어머니가 말하기를, "답답하구나! 나 때문에 출가를 못한다면 나를 바로 지옥에 떨어뜨리는 것이니, 비록 살아서 풍성한 음식으로 봉양한들 어찌 효도가 되겠는가! 내가 남의 집 문간에서 옷과 먹을 것을 비럭질하더라도 또한 타고난 수명대로 살 것이니, 꼭 나에게 효도를 하려거든 그런 말을 하지 마라"라고 하니, 진정(眞定)이 오랫동안 깊이 생각하였다.
진정(眞定)이 어머니 뜻을 어기기 어려워 길을 떠나 밤낮으로 3일 만에 태백산(太白山)에 이르러 의상(義湘)에게 의탁하여 머리를 깎고 제자가 되어 이름을 진정(眞定)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산 지 3년 만에 어머니의 부고(訃告)가 이르렀다.
진정(眞定)은 가부좌를 하고 선정(禪定)에 들어가 7일 만에 일어났다.
선정에서 나온 후 이 사실을 의상에게 고하였다. 의상이 문도들을 거느리고 소백산(小伯山)의 추동(錐洞)에 가서 풀을 엮어 막사를 짓고 무리 3000명을 모아 약 90일 동안 『화엄대전(華嚴大典)』을 강(講)하였다. 의상의 문인 지통(智通)이 강의하는 대로 그 요지(要旨)를 뽑아 두 권의 책을 만들고, 이름을 『추동기(錐洞記)』라고 하여 세상에 유통하였다. 강의를 마치자 그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서 말하기를 "나는 이미 하늘에 환생(還生)하였다"라고 하였다.
예기(禮記)에 증자(曾子)가 말하기를 효유삼(孝有三), '효도에는 세 가지가 있다'라고 하여 '대효존친(大孝尊親)'(대효(大孝)는 어버이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했고, '기차불욕(其次弗辱)'(둘째는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이요), '기하능양(其下能養)'(셋째는 봉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 효(孝)를 대대로 이어가는 방법이 옛 선현들의 가르침에 잘 명시되어 있다.
곧 孝於親子亦孝之 身旣不孝子何孝焉(효어친자역효지 신기불효자하효언/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내 자식 또한 나에게 효도하나니 내가 이미 효도하지 않았다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 하겠는가)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격언이 꼭 맞는 말이다. 내가 어버이에게 효도 하지 않았는데 자식이 나에게 효도 할 수 있겠는가?
장상현/인문학 교수
장상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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