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 이성희 기자 |
-에너지사업 다각화를 통해 에너지기술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거듭났다. 어떤 일들을 해왔나.
▲탄소중립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First Mover(선도자) 역할로서 기존 LNG 분야 기술 및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 CCUS, 에너지 자산관리 등 새로운 미래성장사업 추진과 사업 다각화를 통한 지속가능 성장을 추진 중이다. 초기시장 인프라 및 신성장 사업 기술을 확보하여 신시장을 선점하고, 지자체, 발전사 및 민간기업과 밸류체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고부가가치 LNG 사업 기반의 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탄소중립 사회 전환을 위한 브릿지 연료인 '천연가스 EPC사업'은 LNG 저장탱크, 터미널 설계 고도화를 통해 확보된 기술경쟁력으로 천연가스 민간시장 개방에 대응하고,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LNG 냉열을 활용한 냉동 물류창고나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한 투자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EPC사업'은 전국 수소인프라 구축(생산기지 4개소, 충전소 58개소, 수소도시 1개소, 수소교통복합기지 1개소 등)을 지속 확대 중이며,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3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에 대한 PMC사업을 수행하면서 기관의 30년간 축적된 초저온 설비와 가스 분야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운전 및 장기 O&M사업까지 수주하며 국내 액화수소 산업이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기존 정비 및 플랜트 사업에서 어떤 일들을 했나.
▲국내 최초로 LNG가 도입된 것이 1986년으로 지금으로부터 37년쯤 되어 설비들이 상당히 노후화됐다. 우리 공사는 주기적으로 예방 정비하고 완전 분해점검 하는 한편, 더 나아가 빅데이터나 AI 기술을 활용하여 장기운영설비의 수명을 진단하고 이를 통해 설비를 관리하는 기술도 현장에 적용하며 건전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공사는 국내시장에서 축적된 가스플랜트 정비기술 및 안전관리 노하우를 기반으로 향후 중동 및 동남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멕시코 만사니요, 쿠웨이트 알쥬르 LNG 생산기지 등에서 시운전 사업을 완벽 수행하며, 중동, 동남아시아 O&M 시장 진출에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향후 탄소중립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LNG 에너지의 가교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공사는 국내 최초 LNG저장탱크 국산화 설계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 설계실적(국내 75기, 해외 29기)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LNG생산기지에 대한 통합 설계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해외(베트남 ThiVai) LNG저장탱크와 생산기지 통합형 기본설계 실적을 확보하였으며, 향후 대용량 암모니아 생산기지 기본 설계기술을 개발하여 그린에너지 신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LNG연료추진선 벙커링 시험설비 EPC 구축사업, 신규 주배관 EPC 건설사업, 냉동창고 LNG설비 건설공사 등 플랜트건설사업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나가는 한편, 포항 호동 매립장의 폐자원 순환이용 정비사업, 평택 브레인시티 공공폐수 처리 건설사업 등 친환경 건설사업에서도 사업역량 저변을 확대했다.
-지난해 '수소 산업 전주기제품 안정성 지원센터'를 대전에 오픈했다.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
▲우리 공사는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수소 전주기 제품 안전성 지원센터 위탁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정부와 대전시로부터 구축비 251억원을 지원받아 작년 2월 수소산업 전주기제품 안정성 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수소 관련 부품·기술 등을 시험·평가하는 기관이 국내 전무한 가운데, 수소전주기센터는 초고압 수소시험설비를 중심으로 수소충전소, 수소추출기 및 수전해 등 다양한 수소제품의 성능과 내구성을 시험·평가하고 분석하여 설계부터 상용화까지 기업이 수소제품과 설비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장비 및 기술지원을 제공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특히 최근 수소생산원료의 다양화에 따라 수소 품질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수소전주기센터에서는 연료전지용으로 사용되는 수소를 국제규격과 국내규격에 적합하게 분석해 신뢰성 높은 수소 품질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사는 앞으로 센터 운영을 통해 고장진단 기술개발 및 분석 전문가 양성, 수소 기자재 국산화, 정비기술 고도화틀 통해 수소 부품에 대한 KS코드 기준 KOLAS 인증, 수소품질측정 및 유량 검·교정이 가능한 전문 인증기관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지금처럼 중소기업에 대한 무상시험 지원, 시험 수수료 감면의 혜택을 제공하는 등 사회적 책무를 다하여 함께 발전하는 수소산업 모델을 구축하겠다.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은.
▲수소에너지는 통상적인 환경에서 무미, 무색, 무취의 기체로 존재하며, 영하 253도의 매우 낮은 온도에서 끓는 안전한 에너지다. 수소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수소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는 홍보활동 강화와 함께 과도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
또한 작년에 수소충전소 연료공급 부족 문제가 발생해 강원도, 충청도,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충전을 못하거나 제한 충전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소용 수소는 제조원가, 운송비 등 원가 상승으로 공급사 부담이 증가했지만, 공급 가격이 고정되는 바람에 공급사(생산사업자 포함)에서 공급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른 수소가격 인하 정책은 현실성이 떨어져 적정가격 산정이나 정부의 지원 방안 등의 실질적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또한 전국 수소충전소의 절반 이상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수소차 활성화 유도와 예산상의 이유로 판매가격 인상에 소극적이다. 빠른 시간 안에 수소 공급, 판매가격 인상 등 정부의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올해로 설립 30년이 됐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공사의 궁극적 목표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기술 솔루션 제공으로 탄소중립사회 실현에 기여하고, 탄소중립사회를 선도하는 에너지기술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에너지산업에 있어서 전 세계적인 불가역적 메가트렌드는 '탄소중립'이다. 이에 따라, 현재 화석연료 기반의 모든 산업시설이 친환경에너지 기반의 산업시설로 개선돼야 하며, 새로운 에너지 설비 공급 수요도 일정 시점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에너지 전환 시기에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부재한다면 산업 내 다양한 니즈가 충족되지 못하게 되면서 대한민국의 에너지산업 자체가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 소외되고 결국 국가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에 공사는 기존에 축적한 역량과 더불어 현재 새로운 사업포트폴리오를 통해 확보한 민간 협력업체 및 파트너사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플랫폼사로서 거듭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설비 공급 외에도 기존설비 개선 등 다양한 정부·지자체, 민간의 고객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발전과 국가경쟁력 제고에 큰 힘이 되고자 한다.
▲올해 임기가 2년째다. 그동안의 소회와 남은 임기 동안의 목표는.
사장으로 취임한 2021년에는 산업 전반에 있어서 에너지산업의 탈탄소화와 탄소중립 트렌드가 가속화되는 에너지 전환의 태동기였다. 취임 후 제일 먼저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 및 탄소 자원화 사업(CCUS)'을 정관 내 목적사업으로 추가하고, 환경(E), 사회(S), 올바른 지배구조(G)를 위한 ESG경영전략을 신속히 수립해 ESG경영 원년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등 지속가능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서의 토대를 갖췄다. 천연가스분야 정비사업에 있어서는 AI, 빅데이터, 드론활용 등 4차산업기술 기반 과학화 및 고장 전 예방적 조치 노력을 통해 국가기간시설인 천연가스설비에 대해 역대 최저 고장률을 달성했으며, 천연가스 주배관망에 대해서는 전국단위 네트워크를 활용한 재난 대응 협력체계를 구축해 천연가스 공급에 있어서 일체의 계통 장애나 중단 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하여 국민 여러분이 더욱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활용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친환경에너지 엔지니어링, 플랜트, 수소 사업으로 대표되는 미래성장사업에 있어서도 구체적 성과를 끌어냈다. 국내 가스플랜트 분야에서 전략적 영업을 통해 민간 LNG 사업 설계분야 전량을 수주하였으며, 설계검증·건설사업관리·PMC사업 등 고부가가치사업으로의 다각화와 정부 그린뉴딜 분야에 LNG 냉열사업 및 수소인프라 사업 부분을 확대하여 사상 최대 수주실적과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임기 동안의 목표는 액화수소, 그린수소 기반의 생태계 구축이다. 신에너지 분야에서는 우리의 장점인 기술 솔루션 인프라를 활용하여 현대·롯데·SK 등 대기업 및 강소형 민간기업들과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수소 인프라 구축, 암모니아 터미널 설계, CCUS 등 탈탄소화를 선도하는 경영을 펼쳐나갈 것이다.
대담=박태구 경제부장(부국장)·정리=이상문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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