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경제부 기자 |
예산의 다른 명소보다 오직 예산시장을 방문하겠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2시간 거리를 달려 도착했다. 예산시장 입구 바로 앞 주차장이 있어 편리하게 할 수 있었다.
한눈에 봐도 방문객들이 시장 안을 꽉 채워 대기를 각오하고 들어갔다. 다행히 대기자가 없어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테이블을 잡자마자 먹을 거리를 구매하러 다녔다. 인기가 많은 가게는 줄이 상당했다. 부지런히 줄을 서고 음식을 먹고 난 후, 생각해보니 점심 식사와 후식까지 3만 원도 채 안 되는 금액이 나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야 내가 시장에 와 있다는 게 실감이 났다.
방문하기 전부터 군것질을 할 때까지도 시장이 아닌 옛 시장 컨셉트로 만들어진 식당에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곳엔 내가 시장에 가지고 있던 편견이 모두 없었기 때문이었다. 친절함, 카드로 결제하는 편리함, 정찰제, 청결까지 모두 갖춰져 있었다.
또한 다양한 장점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단순 유명세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시장엔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었다. 또래 친구들과 방문한 청년층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이들도 상당했다. 특히 유모차를 끌고 오는 젊은 부부들도 보였다.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과 외식을 하기 위해 시장을 방문해 본 적이 있는가를 생각했을 때 기억나는 건 없었다. 그렇다고 시장에 장을 보러 간 기억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장을 보러 간다고 할 땐 항상 대형마트로 향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과 함께 방문한 어린아이들을 볼 때마다 "저 아이들은 이런 기억들을 가지고 나중에 시장에 또 방문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시장에 방문하지 않은 건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기존에 이용하던 대형마트 또는 온라인 장보기를 지속하고 있었던 것뿐이다.
요즘 전통시장 살리기 일환으로 다양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다.
전국 지자체에서도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진행하고 시설 현대화나 주차장 조성 등 사업을 펼치고는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해 보인다.
이전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만이 경쟁 구조였다면 이젠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망이 경쟁 구도로 변화했다. 빠르고 간편한 온라인 장보기가 아니라 시장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면 가고 싶은 이유가 있어야 할 테다. 이젠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에 더해 지역 특색화 전략도 고심해야 할 때다.
김소희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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