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오후 연가투쟁… 병·의원 혼란 불가피

간호법 제정·의료법 개정 반발 차원
3일 오후부터 반차·오후4시 준법진료

대전시의사회가 간호법과 의료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3일 연가투쟁을 벌인다. 사진은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앞에서 대전시의사회 회원들이 항의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중도일보 DB)

의사와 간호조무사를 포함해 간호사를 제외한 지역 의료 직역 단체들이 5월 3일 일부 시간 휴진 형태의 투쟁에 나선다. 간호조무사가 오후 연차를 써서 일터에서 일찍 퇴근하는 '연가 투쟁'을 벌이고, 병·의원 진료도 오후 4시부터 중단하는 곳도 있을 전망으로 주의가 요구된다.

1일 대전과 충남 의료계에 따르면 간호법 제정 등을 반대하는 의사 단체와 간호조무사 단체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보건복지 의료연대가 3일부터 연가 투쟁을 시작한다. 4월 27일 간호법 제정안이 여당의 반대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항의를 표시하는 차원이다. 보건복지 의료연대는 간호조무사협회, 방사선사협회, 응급구조사협회, 임상병리사협회, 치과의사협회 등이 참여 중이다.

이번 연가투쟁은 대전과 충남 간호조무사들이 3일 오후 반나절 휴가를 내 진료실을 일찍 이탈하는 것으로 시작해, 진료 차질로 인해 오후 4시께 일찍 문을 닫는 병·의원도 있을 전망이다. 의사들은 직접 휴가를 내지는 않되 간호조무사의 반차에 따른 공백 문제로 준법 진료 차원에서 진료시간을 자연스럽게 축소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같은 날 대전시의사회 회원들은 오후 1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앞에 모여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항의할 예정이다. 5월 8일 또는 11일 저녁 시간에 대전지역 13개 보건복지 의료연대 구성원들이 대전시의사회관 앞에 모이는 규탄 집회도 예정하고 있다.

앞서 의사단체는 지난 2020년 8월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해 집단 휴진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개원의 휴진율은 10% 수준에 그쳤으나,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 중인 전공의 참여율이 70~80%에 달해 응급실·중환자실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의료연대는 윤석열 대통령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주길 바라고 있다.

김영일 대전시의사회장은 "의료업무와 무관한 실수에서도 의료인이 의사면허를 박탈하는 과잉 입법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라며 "오후 반차와 오후 4시 이후 단축 준법 진료 투쟁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