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방송국 프리랜서, 채권추심원 등의 근로자성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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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방송국 프리랜서, 채권추심원 등의 근로자성에 관하여

송은석 변호사

  • 승인 2023-04-27 10:34
  • 신문게재 2023-04-28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송은석 변호사
송은석 변호사
최근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일을 하거나 특정 업무에 대한 위·수탁계약을 체결하여 일을 처리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그러한 직군과 일을 하는 업체에서는 프리랜서에게 위탁을 하여 일을 시키기 때문에 까다로운 근로기준법을 지킬 필요가 없어 4대 보험, 휴가, 산재, 퇴직금 등 많은 사회적 제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사람들도 상급자에 대한 제재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근로자들보다 조금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프리랜서라는 방식으로 일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프리랜서 또는 위·수탁인으로 일을 맡기지만 일을 맡긴 업체에서는 근로자처럼 일을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일을 하는 동안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강제로 일을 그만두게 시켰을 때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일을 그만 두었을 때 퇴직금을 지급해야 되는지 여부에 있어서 법률적 분쟁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최근 법원에서 '뉴스 자료 영상 담당 업무 등'의 일을 하는 방송국 프리랜서도 근로자에 해당 된다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채권추심을 업으로 하는 채권추심업체의 채권추심원에게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있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A씨는 방송국 프리랜서로 모 방송국과 도급계약이라는 이름으로 기간제 계약을 체결하고 뉴스 자료 영상, 홍보물 제작 등의 작업을 담당했었는데, 모 방송국에서는 A씨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하였고, A씨는 기간만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실질적 해고에 해당 된다고 하면서 근로자지위를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서 법원은 A씨가 프리랜서인데 모 방송국에서 지정한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에 구속되어 일을 하였고, 방송국 명함과 출입증을 사용하였으며, 일정한 날에 고정급이 지급된 점, 업무상 실수나 지각 등을 한 경우 경위서를 제출하였고, 방송국 근로자들로부터 카카오톡 메세지 등을 통해 매우 구체적이고 반복적으로 업무지시를 받은 점을 고려할 때 A씨는 단순한 프리랜서가 아니라 '무기계약직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 다른 사건은 채권추심업체인 신용정보회사와 채권 추심에 관한 업무에 대하여 위·수탁계약을 맺고 채권추심을 해 온 B씨가 퇴직 이후에 근로자성을 주장하면서 퇴직금을 청구한 사안으로 본 필자가 대리한 사건이었다. 위 사건에서 법원은 회사로부터 배정받은 채권추심 업무를 담당하였고, 외근이나 출장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대체로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을 하면서 외근시 관리자에게 보고한 점, 채권추심 예상실적과 업무실적을 보고한 점, 업무성과가 현저히 부진한 경우 회사가 일방적으로 위촉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점 등을 근거로 하여 B씨에게 근로자성을 인정하여 퇴직금 청구를 인정하였다.



위와 같이 법원은 계약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노무제공자가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노무를 제공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하고 있고, 이러한 종속관계에 있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면서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등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법원이 근무지를 재택으로 제한한 프리랜서의 경우도 근로자로 봐야한다는 판결을 하였고, 유튜브 채널의 스테프들도 근로자성을 인정해달라는 소송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판결들이 있지만 해당 업종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근로자라고 획일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일을 하지만 업무 과정에서 종속관계가 있었는지 여부와 그러한 종속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따라서 법원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프리랜서라는 이름 아래 근로기준법을 잠탈하려는 사업자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고, 비록 프리랜서로 계약을 하였지만 근로자처럼 종속된 관계가 지속되어 일을 하게 되는 경우라면 근로자로서의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찾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송은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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