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축제의 도시 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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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축제의 도시 유성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 승인 2023-04-26 09:43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동정사진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전국적으로 지역축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미 강진청자축제가 성황을 이루었고, 광양매화축제, 구례산수유꽃축제도 떠들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 19 여파로 3년간 축제가 열리지 않아 아쉬움이 컸던 만큼 축제라는 이름은 사람들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갖가지 정책을 내놓았다. 150만 명에게 여행·휴가비를 지원한다고 하니 올해는 지역축제가 더 활기를 띨 것 같다. 이렇게 지역축제가 하나하나 성공적으로 개최

되면서 우리 유성구도 다음 달 12일 시작되는 유성온천문화축제에 고무된다. 유성온천문화축제는 유성온천의 역사성과 대중적인 인기가 하나로 모아 승화된 것이다. 역사만 해도 28회째를 이어오고 있으니 단순한 지역축제와는 차별화가 되고 있다. 경제 유발효과도 2017년 320억 원, 2019년에는 역대 최대치인 325억 원을 기록했다. 지역축제 중 성공한 축제로 꼽히는 보령머드축제나 화천 산천어축제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이제 유성온천문화축제도 경제효과로 볼 때 지역을 넘어서고 있다고 보아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한 지역에서 축제는 단순히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모든 자원에 대한 창조적 재해석의 의미를 가진다. 문화와 역사, 인물, 농수산물, 문화재, 음식 등 모든 것에 대한 총체적 해석인 것이다. 바로 유성온천 축제는 35년의 역사 동안 이런 역할을 해오면서 특색있는 축제로 성장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여러 번 축제 명칭이 변경되기도 했지만, 축제의 메인 소재인 온천은 변함이 없었다. 유성온천이 축제로서 꾸준히 개최되고 그 면면을 이어왔다는 것은 유성의 힘과 저력을 방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가지고 지속해서 내려온 축제는 하나의 행사 차원이 아니라 스스로 유기적 생명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성은 축제를 통해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이 서로 경계를 넘어 만나고 교류하며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온천을 의미하는 지역민의 축제에서 프로그램 대중화·다양화로 점점 전국적인 모습으로 발전했고 관광객도 몰려왔다. 2016년 82만명, 2017년 85만명, 2019년 86만명으로 집계돼 꾸준한 인기를 보여줬다.

사실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광객이다. 관광객이 와서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기 때문이다. 유성은 다행히도 축제 때마다 대전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관광객이 찾아와 성공적이었고, 이를 인정받아 2012년에는 대한민국 온천대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런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유성구는 새롭게 테마가 있는 사계절 축제에 도전하고 있다. 봄 온천문화축제에 이어 여름 재즈&맥주페스타, 가을 국화축제, 겨울 크리스마스축제. 재즈&맥주페스타는 지난 2020년 유성구와 바이젠하우스가 지역특화상품으로 출시한 ‘유성맥주’를 기반으로 재즈와 맥주를 결합해 새로운 축제로 탄생시켰다. 서울·경기권에서 주로 열리는 재즈페스티벌을 지역 최초로 개최해 대단한 호응을 얻었다. 국화축제는 국화전시회 기간에 열리는 국화음악회와 소규모 문화공연을 말한다. 크리스마스축제는 유럽형 크리스마스마켓과 대학로 샹젤리제거리 경관조명 등 낭만적인 겨울 축제로 기획돼 많은 지역주민이 몰려 성황을 이루면서 올해는 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축제의 의미와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지방자치라는 행정시스템은 국가와 국가의 경쟁을 넘어서 도시와 도시, 지역과 지역이 경쟁하는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 유성은 이러한 도시경쟁 구도에서 천년 온천의 도시, 대덕특구가 있는 과학의 도시라는 브랜드가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올해부터 계절별 새로운 테마로 준비하는 사계절 축제를 통해 축제의 도시라는 또 하나의 도시 브랜드를 갖고 싶은 바람이다.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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