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신경과 오응석 교수 |
▲잠꼬대·만성변비 등 전조 증상=파킨슨병의 운동증상으로는 안정떨림, 경직, 서동증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 운동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 길게는 20년 전부터 비운동증상이 선행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렘수면 행동장애, 만성 변비, 후각 저하, 우울증 등을 꼽을 수 있다. 정상적으로는 렘수면 중에는 근육이 이완되어 움직임이 없으나, 렘수면 행동장애에서는 근육이 이완되지 않아 잠을 자면서 잠꼬대를 하거나, 꿈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로 옮기게 된다. 특히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들을 수년간 경과 관찰했을 때 파킨슨병, 다계통 위축증, 루이소체치매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러한 증상들이 있다면 조기에 검진을 받아야 한다.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의 도파민 세포의 퇴행성 변화로, 도파민 부족이 생기며, 이로 인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주로 60대에서 발병하고, 나이가 증가할수록 발병률이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이보다 젊은 나이에서도 파킨슨병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환자들은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자 이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많으나, 명확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약물복용 늦추지 말고 운동병행을=파킨슨병의 치료는 완치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안정떨림, 경직, 서동증 등의 증상 조절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파킨슨병의 치료 약제들은 다양한 종류들이 개발됐고, 환자들의 개별적인 증상에 맞춰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약물복용을 늦출수록 좋다는 생각은 많은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생각이다. 약물복용을 늦춰도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약물 복용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는 기간이 줄어들지 않는다. 파킨슨병의 운동동요증상은 약물복용 시작 시기보다는 파킨슨병의 유병기간과 더 연관이 높다는 것이 연구 결과로 확인됐다. 따라서 약물복용을 늦추다 보면 환자들이 불편한 증상을 참고 지내게 되는데, 이는 일상생활에 제한을 가져오고 운동을 하는 것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파킨슨병 진단 시 규칙적인 약물복용으로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이와 함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치료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현재까지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한 파킨슨병의 치료방법이나, 환자들의 증상을 완전히 개선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떨림, 강직, 서동증과 같은 운동증상뿐 아니라 변비, 우울증, 수면장애, 인지장애 등 다양한 비운동증상을 개선한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이 권장되는데, 일주일에 3회 30분 이상 약간의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의 빠르게 걷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스트레칭, 요가 등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파킨슨병에 가장 좋은 운동이 정해져 있지는 않고, 환자들의 운동능력에 맞춰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보행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낙상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걷기가 어려운 환자들은 실내에서 자전거 운동과 같이 하체 근력을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을 권유한다.
▲뇌심부 전기자극술로 증상 조절=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의 증상조절과 연관된 뇌심부핵에 전기자극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는 전극을 삽입하고, 가슴 부위에 조절기를 삽입하여 전기자극을 통해 파킨슨병의 증상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파킨슨병의 수술적 치료는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는 아니다. 약물치료를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치료로써 모든 파킨슨병 환자가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우선 약물치료에 효과가 좋아야 하고, 치료약을 자주 복용해도 약효 소진으로 인해 약효가 없는 시간이 늘어나거나, 저절로 몸이 꼬이는 이상운동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적절한 약물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이 주로 대상이 된다. 그러나 수술 후에 대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이 인지기능 장애이기 때문에, 인지기능 장애가 진행한 환자에서는 수술적인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파킨슨병의 수술적인 치료는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과 환자 상태를 고려해 반드시 필요한 환자들에게만 선택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이러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고 있다면 의료진과 적절한 상담이 필요하다.
오응석 충남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많은 연구진들이 완치를 위한 치료약제 개발에 노력하고 있으니, 신약개발 전까지는 파킨슨병 환자 및 보호자들은 희망을 갖고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주시기 바란다"라며 "2022년 충남대학교병원에 뇌은행을 설립해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의 발생 기전 연구 및 치료 약제 개발에 노력 중으로 사후 뇌기증에 많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참여과 관심을 당부드린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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